2024년 11월 23일(토)

소셜벤처도 품 안에… 대기업 사회적기업 지원, 보폭이 넓어진다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근데 주위 사람에게 사회적경제에 관심 있다고 말하면, ‘그거 돈 못 버는 것 아니야?’ 하면서 폄하하기도 해요. 사회적경제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전달하면 저처럼 긍정적인 인식을 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김태현(27)씨는 지난해 말부터 ‘안경잡이’라는 브랜드의 뉴미디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준비과정에서 청년들의 소셜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GS홈쇼핑의 ‘소셜 임팩트 프로젝트’ 최종 참가자 44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소셜 임팩트 프로젝트’는 미디어·커머스 분야의 소셜벤처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사회공헌 사업으로, 참가자에게 오는 7월까지 약 7개월 동안 창업 교육을 제공한다. 프로젝트 결과가 우수한 8팀에는 시제품 제작 비용 300만원과, 사업화 지원금 총 6500만원도 차등 지원한다. 김씨는 “현업에서 활동하고 계신 전문가들의 특강과 교육 과정을 통해 솔루션에 대해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된 부분이 도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한 달간 스타트업 전문 매체 ‘플래텀’의 조상래 대표, 콘텐츠 제작사 ‘셀레브(sellev)’의 임상훈 대표와 ’72초TV’의 우승우 CBO(최고 브랜드 책임자), 디자인 쇼핑몰 ‘텐바이텐’의 최은희 대표 등 미디어·커머스 업계 유명 인사들이 ‘4인 4색 창업특강’ 강연자로 나섰다.

대기업의 사회적기업 지원이 다양해지고 있다. 몇 년 전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소셜벤처까지 포괄하는 사회혁신기업의 성장을 돕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가 주요 사회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요즘, 사회적 가치를 덧입힌 스타트업인 ‘소셜벤처’는 기업 사회공헌에서 인기 키워드다.

미디어·커머스 분야의 소셜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GS홈쇼핑의 ‘소셜 임팩트 프로젝트’ 현장. ⓒGS홈쇼핑

KT&G는 지난해 9월부터 30억원 규모의 청년창업 지원사업인 ‘상상스타트업 캠프’를 시작했다. 양질의 사회혁신가를 육성해 소셜벤처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하며, 사회혁신가 개인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두고 창업 팀 구성까지 교육 과정에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1기 프로그램에서는 10대1의 경쟁률을 거쳐 예비 청년창업가 45명을 선발, 지난해 10월부터 이번 달 말까지 14주간의 창업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월 31일에는 강남 쿤스트할레에서 1기의 성과를 공유하고 마무리하는 데모데이가 열릴 예정이다. KT&G 관계자는 “대부분의 스타트업 지원은 일반벤처에 집중돼 있는데, 사회적 파급력에 비해 지원이 부족한 소셜벤처의 창업 초기 단계를 지원해 사회문제를 해결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KT&G는 지난해 9월부터 30억원 규모로 청년창업 지원사업인 ‘상상스타트업 캠프’를 시작했다. ⓒKT&G
 

지난 25일, 하나금융그룹은 청년 디자이너와 소셜벤처를 매칭해 일자리를 지원하는 ‘하나 파워 온 챌린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선발된 청년 디자이너는 ‘사회혁신 프런티어’로 5개월간 성장 지원을 받는 사회적기업 및 소셜벤처 등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최종 정규직 전환이 확정된 디자이너에게는 추가로 100만원의 인센티브와 3박 4일의 해외 디자인 혁신기업 탐방 기회가 주어진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가능성 있는 청년 디자이너들을 사회적기업에 연결해 줌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 파워 온 챌린지’ 프로그램은 청년 디자이너와 소셜벤처를 매칭해 일자리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하나금융그룹

오는 3월, 메트라이프재단도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던 ‘메트라이프 인클루전 플러스(Metlife Inclusion Plus) 경진대회’를 한국에서도 론칭한다. 이 공모전은 금융소외계층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는 창업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스타트업 등을 발굴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종 우승팀 5곳은 총 1억원의 상금을 받으며, 상위 2개 기업은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서밋(10개 국가 우승팀이 참가하는 네트워킹 자리) 행사 참가 자격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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