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온라인 콘퍼런스·24일 서울 서촌서 체험형 축제 개최
관을 꾸미고, 자신의 장례식에 흐를 노래를 고르고, 묘비명에 남길 말을 미리 써 본다. 죽음을 주제로 한 체험형 축제 ‘데스티벌(Deathtival)’이 오는 24일 서울 종로구 서촌 북성재에서 열린다. 아산나눔재단의 사회혁신 리더 양성 프로그램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15기 프로젝트팀 죽음문해력커넥트는 24일 축제에 앞서 23일 온라인 콘퍼런스도 개최한다.
죽음문해력(Death Literacy)은 죽음과 관련된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과 주변 사람의 죽음을 준비하거나 돌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뜻한다. 생애 말기 치료와 돌봄, 장례 절차 등에 관해 스스로 선택하고, 임종을 앞두거나 사별을 겪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지식과 경험 등이 포함된다. 이번 축제는 놀이와 체험을 통해 죽음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낮추고, 가족과 이웃이 죽음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24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열리는 ‘다이브 인 데스(Dive in Death)’에서는 관 꾸미기, 장례식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묘비명 쓰기, 죽음문해력 유형 테스트 ‘죽BTI’ 등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죽음 관련 동화책 큐레이션을 비롯해 웰다잉 플랫폼 ‘망고하다’의 키링 만들기, 생분해 추모 꽃 브랜드 ‘그라운드파고’의 추모 워크숍도 마련했다. 오후 6시에는 《혼자 죽는 사회》 저자 송인주 박사의 북토크와 이성준 플루티스트의 연주가 어우러진 북콘서트가 열린다. 워크숍과 북콘서트는 사전 신청이 필요하며, 북콘서트 참가비는 1만 원이다.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줌(Zoom)으로 열리는 온라인 콘퍼런스 ‘데스 커넥터즈 토크(Death Connectors Talk)’에서는 죽음문해력과 웰다잉, 사별 돌봄 등을 다룬다. 유은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와 이소라 호주 라트로브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발표하며, 윤은남 기빙플러스 ESG마케팅실 실장은 한국형 죽음문해력지수(DLI-K) 개발 계획을 처음 공개한다. 죽음의 준비와 기록을 다루는 발표, 2030·5060세대가 죽음관을 나누는 대담도 마련됐다.
콘퍼런스 참가비는 1만 원이며 교육 이수증을 발급한다. 신청은 22일까지 공식 홈페이지(death-literacy-connect.kr)에서 받는다.
◇ 한국형 죽음문해력지수 개발…2027년 전국 단위 조사 추진
이번 축제의 배경에는 죽음에 관해 미리 이야기하고 준비하는 문화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54.3%는 죽음이나 생애 말기 상황, 치료 계획을 가족과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26년 3월까지 이뤄진 연명의료 유보·중단 결정 50만여 건 중 56%는 환자 본인이 아닌 가족이 내렸다.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보다 7.2% 증가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죽음문해력커넥트는 한국형 죽음문해력지수(DLI-K)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호주에서 개발된 죽음문해력지수(DLI)를 한국의 문화와 돌봄 환경에 맞게 적용해, 죽음에 관한 인식뿐 아니라 사전 계획과 생애 말기 돌봄, 사별 지원 등에 필요한 실질적인 역량을 측정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는 이소라 호주 라트로브대학교 교수가 책임연구자를 맡고, 한림대학교·중앙대학교·호주 스윈번공과대학교 등 국내외 연구진이 참여한다. 이 교수는 DLI 원저자인 케리 누난 박사와 함께 2024년 DLI 개정판(DLI-R)과 단축판(DLI-9)을 공동 개발했다. 연구팀은 지난 8월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10월 라트로브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에 윤리심의를 신청했다. 승인이 나면 11월부터 연구에 착수해 2027년 초 전국 단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는 향후 죽음교육과 돌봄 정책 평가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죽음문해력커넥트는 앞서 9~10월 3040세대를 대상으로 ‘죽음문해력 아카데미’와 ‘20일 유언장 쓰기 클래스’를 운영했다. 총 28명이 참여해 생애 말기 돌봄과 장례 절차 등을 배우고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활동을 경험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15기에서 만난 비영리재단·기업재단·소셜벤처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자 6명이 기획했다. 본업과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이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행사 준비와 콘텐츠 제작을 진행했다. 송다혜 노닥컴퍼니 대표가 설계한 AI 에이전트 ‘아롱이’는 일정 관리와 회의록 정리 등을 지원했으며, 팀은 전업 개발자 없이 공식 홈페이지와 죽음문해력 유형 테스트 ‘죽BTI’ 등을 제작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