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 주권 확보를 의미하는 ‘소버린(Sovereign) AI’ 구축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통신사가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주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및 리서치 기관인 모닝스타 DBRS(Morningstar DBRS)는 ‘통신사, 소버린 AI 인프라 계획의 수혜를 입기에 유리한 고점 선점(Telecoms Are Well Placed to Benefit from Sovereign AI Infrastructure Plans)’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의 발행 책임자인 스콧 래티(Scott Ratte) 모닝스타 DBRS 수석 부사장은 SKT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소버린 AI 시대에서 통신사가 지닌 잠재력과 한국 AI 생태계에 대한 통찰을 제시했다.

래티 부사장은 통신사가 소버린 AI의 핵심 파트너로 꼽히는 이유로 그간 축적해 온 ‘망 운영 경험’과 ‘정부와의 신뢰 관계’를 들었다. 그는 “통신사는 국가 필수 설비인 대규모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를 오랜 기간 관리해 왔으며, 전력 생산자와의 협업 관계도 넓혀가고 있다”며 “이러한 역량은 고속 네트워크 기반의 소버린 AI 개발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토대가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데이터 민감도가 높은 소버린 AI의 특성상, 해당 국가의 법률과 규제, 문화적 규범 안에서 운영되어 온 통신사의 공신력이 큰 무기가 될 것이라는 게 래티 부사장의 견해다. 그는 “정부와 밀접하게 협업해 온 통신사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소버린 AI 인프라를 구축할 최적의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한국 AI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기술적 토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자원 집중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래티 부사장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리더십과 세계 최고 수준의 5G·광통신 인프라를 보유해 AI 애플리케이션 확산에 매우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버린 AI가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한정된 자본과 인력이 분산되지 않도록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자본 배분의 효율성’이 향후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유일의 통신사 주관사로 정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한 SKT에 대해서는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래티 부사장은 “SKT가 GPU 인프라 지원 컨소시엄으로 지정된 것은 정부의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이라며 “대규모 복합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SKT의 경험을 고려할 때,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SKT 컨소시엄이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현지화’를 꼽았다. 한국 시장의 언어적 특성과 문화적 규범에 정교하게 맞춘 ‘한국어 특화 AI 모델’을 고도화함으로써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래티 부사장은 “AI가 비즈니스 운영과 경제 성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소버린 AI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실행한 통신사는 국내 기업 대상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