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균기온이 10년 전보다 0.4도 상승하고 연강수량은 7.7mm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추세로, 한반도 전체의 기후변화 현상이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30일 기상청은 북한 지역의 1991~2020년 기후평년값을 기록한 ‘북한기상 30년보’를 발간했다. 세계기상기구의 세계기상자료통신망(GTS)으로 수집한 북한 관측지점 27곳의 기온과 강수량 등을 담았다. 지난 1981~2010년 기후를 분석해 발간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나온 자료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자료에 비해 북한 연평균기온은 0.4도 상승했고 연강수량은 7.7mm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도 연평균기온이 0.3도 상승하고, 강수량은 1.4mm 감소했다. 다만 북한은 우리나라보다 더 춥고, 비는 덜 내렸다. 북한의 연평균기온은 8.9도로 우리나라(12.8도)보다 3.9도 낮았다. 연강수량은 912mm로 우리나라(1306.3mm)의 70% 수준이었다.
기온은 북한 전역에서 상승했다. 대부분 지점 기온이 이전 평년값과 비교해 0.3~0.4도 올랐다. 특히 해주와 함흥은 0.5도까지 상승했다. 강수량은 함경도와 동해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했다. 평양의 연평균기온(11도)은 북한 전체 평균기온보다 다소 높았다. 강수량(936.4mm)은 북한 전체 연강수량(912mm)보다 많았다.
지구온난화로 폭염과 열대야 일수도 늘었다. 각각 1.2일, 0.5일씩 증가했다. 반면 한파 일수는 2.7일 감소했다. 계절별 길이도 변했다. 여름은 3일 길어졌고, 겨울은 4일 짧아졌다. 계절 시작일도 봄과 여름은 각각 1일, 3일씩 빨라졌지만 겨울은 2일 늦어졌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북한의 새로운 기후평년값 자료는 한반도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상 분야에서만큼은 국경이 따로 없다”며 “기상자료 교류, 공동연구 등 남북 간 실질적인 기상협력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