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주의 우리 옆집 난민] 빛나는 졸업장과 예쁜 꽃다발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선 열네 살 소녀 마야(가명). 사진 속의 마야는 그 어느 때보다 눈이 빛나고 볼이 상기되어 있습니다. 4남매의 맏이로서 아픈 엄마를 도와 집안 살림과 어린 동생들 돌보는 일을 감당하는 마야는 얼마 전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낯선 땅에서 자신보다 어린 학급 친구들과 생활해야 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마야네 가족은 시리아에서 왔습니다. 시리아는 내전으로 대부분의 지역이 파괴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이지요. 마야 역시 고향 마을에서 수업을 받던 도중, 학교 건물이 폭격을 맞아 도망쳐야 했습니다. 자동차 정비사였던 아빠가 한국에 출장 간 사이 시리아에서 내전이 일어났기 때문에, 귀국하면 정부군이든 반군이든 어느 쪽에 강제로 징집을 당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편 군대에 소속되더라도 다른 편에서 마야 가족에게 보복을 하기 때문에 아버지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야의 집이 폭격을 맞아 부서져 버립니다. 마야네 가족들은 외갓집으로 도망갔죠. 다행히 2013년 레바논의 한국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아 마야와 엄마, 남동생은 아빠가 있는 한국에 올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온 뒤로는 두 명의 동생이 태어나 대식구가 되었지요. 마야 가족들은 언제 폭격당할지 모르는 공포 대신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희망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야 가족에겐 고민이 있습니다. 피란길에 이어진 폭격과 총격들로 인해 아직도 마야와 남동생은 자그마한 소리에도 공포를 느낀다고 합니다. 지난해 마야는 치과 치료를 받다가 치료 기계 소음이 폭격처럼 느껴져 공황 상태가 찾아왔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