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명 취약 계층 마음의 병 고치는 여인…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 최옥순 이사장

최옥순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희수야, 잠깐만!” 2006년 경기도 수원시의 가출 청소년 쉼터. 상담을 받던 아이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옷깃 사이로 보이는 아이의 손목은 성한 곳이 없었다. 여러차례 그어진 자해 흉터로 가득했다. 어제는 죽을 각오로 락스물을 마셨다고도 했다. 다섯 살 때 서울역 화장실에 버려진 이후 거리를 떠돌던 중학교 2학년생 희수(가명)였다. 상담가 최옥순(49)은 그런 희수를 붙들었다. 도움을 청하러 제 발로 쉼터를 찾아온 아이였다. 초등학생때 찾아온 엄마는 세 달만에 다시 떠났고, 아빠와 여관방을 전전하다 결국 가출을 택한 아이. 최씨는 아이가 미술치료를 통해 건강하게 분노를 표출하도록 하고, 개인상담과 심리치료를 병행하며 희수를 돌봤다. 4개월에 걸친 상담 마지막 날, 희수는 이렇게 말했다. 10년간 한결같이 희수와 같은 가출청소년을 품어온 한 여인이 있다. 수원시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을 이끄는 최옥순 이사장의 이야기다. 최 이사장은 청소년뿐 아니라 아동,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 수원 지역 취약 계층의 심리 상담을 도맡아왔다. 지난 2014년 조합을 설립하고 만 3년 만에 그녀의 품을 거쳐 간 이들만 2300명에 달한다. 지역 사회 가장 외진 곳에서 이웃들의 마음을 돌보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상담은 나의 운명…오히려 내가 행복하더라    “어르신들이 제가 나타나면 손뼉치며 너무 좋아하시는거에요. 수업이 끝날 때쯤에는 다음에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셨대요. 그때부터였죠. 저의 상담 인생은(웃음).”  최 이사장이 처음부터 상담가의 길을 걸은 건 아니었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수원여성회에서 상근활동가로 활동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치매노인

디지털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에서 알려드립니다

디지털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 오는 22일 열립니다 오는 3월 22일에는 ‘디지털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를 주제로 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가 열립니다. 송위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사회기술혁신연구단장이 주제 강연을 맡고, 소셜이노베이터 박준상·이의철 ‘㈜크레이더스’ 대표와 박원녕 ‘엔젤스윙’이 토크 테이블 발표자로 나섭니다. ㈜크레이더스는 바이오 배뇨 감지 센서가 부착된 스마트 기저귀를 통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 엔젤스윙은 무인항공기로 재난·환경 파괴 등 사회문제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유일 드론 전문 기업입니다. 특별히 이번 행사에서는 참가자 전원에게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 책자를 증정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일시: 3월 22일(수) 오후 6시 ▲장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컨퍼런스홀 ▲참여 신청: 온오프믹스(http://onoffmix.com/event/92619) ▲문의: (사)스파크사무국(02-511-9595)

[Goods & Good] 우리 아이를 위한 ‘착한’ 학용품

2017 정유년의 봄학기가 시작됐다. 갓 입학한 신입생, 신학기를 맞이한 학생들의 표정엔 설렘이 가득하다. 학기 초, 학생들이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것이 바로 필기구·노트 등의 학용품. 우리 아이를 위해 제품의 질도 좋고 사회에도 기여하는 ‘착한’ 학용품으로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똑똑한 소비를 장려하는 더나은미래 ‘Goods & Good’시리즈의 첫 시작은 ‘착한 학용품’편이다.    더사랑의 제품은 예쁘다. 형형색색 무지개 빛깔의 연필들이 나무로 만든 듯한 크래프트 재질의 필통에 담겨있다. 작은 것 하나도 깐깐하게 고르는 요즘 아이들도 만족시킬만하다. 게다가 ‘환경 친화적’이다. 더사랑의 필기류와 노트는 모두 재생용지로 만들어진다. 길가에 버려진 폐지와 신문지들을 재활용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문구세트들의 이름도 재미있다. ‘에코러브(eco love)’, ‘난 나무였어!’ 등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았다.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만든 ‘2017 어니스트 다이어리’도 있다. ‘어니스트 다이어리’는 재생 가죽과 재생용지로 만든 다이어리로, 아름다운가게에서 업사이클링(upcycling‧버려진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재생산)된 가죽 이어폰타이도 함께 제공한다. 더사랑의 제품이 특별한 이유는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더사랑은 지적장애인과 고령자들에게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모든 제품은 지적장애인 청년과 고령자 직원이 한 조를 이뤄 함께 제작한다. 고령자 직원이 장애인 직원의 돌보미(carer) 역할을 하고, 장애인 직원은 보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 지금까지 더사랑은 지적장애인 10명과 고령자 직원 4명을 고용하며 이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제품을 하나 구매할 때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는 셈이다.   더사랑은 문구류 외에도 구급 키트, ‘구스토커피’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제품의

학교 밖 청소년을 체인지메이커로…사회적기업 ‘유스바람개비’

김정삼 유스바람개비 대표 인터뷰       슬기(가명)는 아버지와 매일 부딪혔다. 아버지는 학교에 나가지 않는 슬기를 나무랐고, 슬기는 화만 내는 아버지가 싫었다. 어머니는 슬기가 어렸을 적 집을 나가 소식이 끊겼다. 슬기는 집도 학교도 싫었다. 집에 있는 아빠도 학교 선생님도 자신을 꾸짖을 뿐 위로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슬기는 학교를 나와 거리를 돌아다녔다. 어느 날이었다. 성남 신흥역 근처를 배회하던 슬기는 시끌벅적한 포장마차에 눈길이 갔다. 사회적기업 유스바람개비가 운영하는 간이식당이었다. 그곳에서 먹은 저녁 한 끼로 슬기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18살 나이로 가출했던 ‘학교 밖 청소년’은 어느덧 사회복지학과를 지망하는 21살 아가씨로 성장했다. 고등학교 검정고시에서 국어 과목 만점을 받을 정도로 우수 합격자로 변신한 슬기는 명문대 진학을 꿈꾼다. 좋은 상담사가 되어 과거의 자신처럼 상처가 많은 청소년들을 위로하고 싶단다.   청소년 진로 교육 사회적 기업 유스바람개비는 슬기와 같은 학교밖 청소년을 보듬는다. 2014년부터 이듬해까지 유스바람개비를 거쳐간 청소년들은 총 1805명. 2015년에만 16명의 학교밖 청소년이 유스바람개비의 도움을 받아 검정고시에 합격하거나 학교에 진학했다. 상처를 받고도 위로 받지 못한 아이들을 보듬는 곳. 지난 2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유스바람개비를 창립한 김정삼 대표를 만났다.    ◇학교 밖 청소년 7만명을 위한 기업, 유스바람개비   “매년 6~7만명이 학교를 그만두고 있습니다. 전국 청소년의 1.5%에 달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대안을 찾고 싶었습니다.” 김정삼 유스바람개비 대표가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를 풀어냈다. 20년간 청소년평화권네트워크, 성남시청소년재단 등 비영리단체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진로교육

[빌 드레이턴-최진석 교수 특별 대담] 사람에 투자하는 글로벌 비영리 조직, 아쇼카란?

아쇼카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본부를 둔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지난 30여년 동안 88개국에서 아쇼카펠로 3300여명을 선정해 지원해왔다. 200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 201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동 인권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Kailash Satyarthi)씨를 비롯해 미국 비영리 교육봉사 단체 ‘티치포아메리카(Teach For America)’의 웬디 콥 설립자가 대표적인 ‘아쇼카 펠로’ 출신이다. 아쇼카는 평균 6개월에서 1년 여에 걸친 5단계의 선발 과정을 통해 펠로우를 선정하고, 이들에게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한다. 재정 지원이 필요한 펠로우에겐 선정 후 3년간 개인 생활비(1년 평균 5000만원)를 제공한다. 아쇼카 한국은 2013년 3월 출범 이후,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명성진 세상을품은아이들 대표, 송한나 리버티인노스코리아(LiNK) 대표 등 총 10명의 펠로를 배출했다.  ☞[기사] 아쇼카 펠로 선정의 의미는?  

[사회적경제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②] 오로지 발달장애인 고용이 목표인 기업, 베어베터

김정호 전 NHN한게임 대표, 사재 25억원 출연 창업 5년 만에 발달장애인 200명 고용하는 ‘꿈의 기업’으로    국내 등록 발달장애인 수는 20만명을 넘어섰지만, 이들이 사회에서 일할 환경은 열악하다. 만 15세 이상 발달장애인(지적, 자폐성 장애인) 18만596명 중 취업에 성공한 이는 4만2508명으로, 약 23%에 불과하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2016).  특히, 자폐성 장애인의 고용률은 17%로 15개 장애유형 중에서도 후순위에 그친다. 사회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발달장애인은 장애인 중에서도 고용 순위에서 한참 밀린다.  오로지 ‘발달장애인 고용’이 목표인 회사가 있다. 전체 직원 240명 중 84%(201명)가 장애인이며, 그 중 지체장애 2명을 제외한 199명이 모두 발달장애인(지적장애인, 자폐성 장애인을 통칭)이다. 게다가 베어베터에서 고용하는 자폐성 장애인은 68명에 달한다. 지적장애인 인구가 자폐성 장애인보다 10배 많은 것을 감안한다면, 취업 사각지대인 자폐성 장애인 고용에 유독 강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임금은 어느 수준일까. 하루 4시간 근무하는 장애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월 67만6115원(2017년 기준). 개인의 능력과 근로 의지에 따라 8시간 근무하는 직원들도 14명이 있다. 물론, 4대 보험과 퇴직연금도 지급한다. 창업한지 5년 만에, 발달장애인 200명을 고용한 회사. 서울 성수동 아파트형 공장 8층에 자리잡은 ‘베어베터(BEAR.BETTER)’ 이야기다. 베어베터는 김정호 전 NHN한게임 대표가 2012년 사재 25억원을 투자해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 장애인)을 고용해 제과나 인쇄물을 기업에 판매한다. 발달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일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김정호 대표가 발달장애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회사 동료였던 이진희 전 NHN 이사 때문이다. 현재

잘나가던 ‘삼성맨’, 돌연 퇴사한 까닭?

[인터뷰] 윤석원 테스트웍스 대표 사회취약층 SW 테스팅 교육부터 취업까지교육생 평균 70% 국제자격증 시험 합격 잘 나가던 ‘삼성맨’이 돌연 사표를 던졌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SW) 테스팅 전문가로 활약한 간부급 직원의 결정이라 회사는 발칵 뒤집어졌다. 친구, 아내, 동료 모두 “객기다”, “순간적인 충동”이라며 퇴사를 극구 반대했다. “육아휴직을 줄 테니 나가지 말라, 재택근무도 가능하다”는 부사장의 설득에도 불구, 퇴사를 강행한 그는 2015년 SW 테스팅 전문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혈혈단신 설립한 사회적기업은 2년 후 직원 11명, 매출액 3억원의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2월엔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에서 주최한 ‘2016 서울시 여성 일자리박람회’에서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석원 테스트웍스(46) 대표의 이야기다.   왜곡된 채용 현실 보고 창업 결심… 소외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삼성전자에 근무할 때 은평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 20명을 대상으로 ‘SW 테스터(tester)’ 교육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국제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두 달 반 동안 하루 4시간씩 총 200시간 동안 진행했죠.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합격률이 40~50%에 불과할 정도로 자격증 취득이 어려웠지만, 저희 교육생들 중 70~80%가 합격했어요. 그럼에도 이분들은 일반 기업에 서류를 내는 족족 낙방했다고 해요.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편견 때문이었죠. 막상 취업에 성공해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바로 계약을 해지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 고용 불안정에 시달려야했답니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만난 윤 대표가 사회적기업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SW테스터’란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며 오류 및 결함을 찾아내는 업무를 말한다. 개발자에게 해당 사항을 공유, 결함을 보완해간다. 윤 대표는 “국내 SW테스터 숫자는

사회문제 해결하는 ‘진짜’ 혁신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 토크 포럼 개최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문제 해결하는 ‘진짜’ 혁신가를 소개합니다    더나은미래와 ㈔스파크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를 주제로 ‘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를 개최합니다. 아이패드 화가, 모바일 요리사, 유머 작가 등 세상에 없는 직업을 만들어내는 ‘창직 카운슬러’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인터뷰 기사보기)이 “필요하면 일자리를 만들어라”란 주제로 특강을 엽니다. 이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으로 사회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셜 이노베이터(Social Innovator)’ 두 명을 초대해 성공 노하우를 듣고, 전문가 및 대중이 함께하는 토크 테이블이 진행됩니다. 이번 포럼에 연사로 참여하는 소셜이노베이터는 공유 서비스로 어린이 통학 안전을 지키는 ‘셔틀타요’의 손홍탁 대표(인터뷰 기사보기), 3D 프린팅 기술로 장애인의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그립플레이’의 이준상 대표(인터뷰 기사보기)입니다. 사회문제 해결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있는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일시: 2017년 2월 22일(수) 저녁 6~9시 ◆장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콘퍼런스홀 ◆신청: 온오프믹스(신청하기) ◆문의: ㈔스파크 사무국 (02-511-9595)

“식당 아르바이트 할 땐 몰랐어요”…돌봄이 있는 일터 ‘영셰프 밥집’

요리로 꿈을 찾고 일자리도 찾는다 아주 특별한 일터, ‘영셰프밥집’   “식당 주방에서 일할 때는 손님과 대면할 일이 없어서 먹는 사람을 볼 일도 없었어요. 음식을 만들기 바빴던 거죠. 여기선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 손님들의 표정과 느낌이 다 보여요. 책임감과 뿌듯함을 동시에 배웠죠.” 김민교(21)씨의 얼굴엔 자신감이 배어있었다. 특히 ‘요리’ 이야기를 할 때 그러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경상도의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셰프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했다. 요리를 좋아하지만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었다. 그런 김씨에게 이곳 ‘영셰프밥집’은 꿈 같은 장소다. 요리, 환경, 목공, 텃밭 농사, 경영학, 음악 등 다양한 교육은 물론 매일 아침 직접 요리를 대접하는 실습도 진행된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요리하며 협업을 배우고, 자립하는 법을 익힌다. 그는 “좋은 식재료로 요리해, 사람들이 믿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만들고 싶다”며 눈을 빛낸다. ◇청소년이 마음껏 꿈꾸고 자립하는 ‘영셰프스쿨’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 위치한 ‘영셰프스쿨’. 요리로 자립하고자하는 17~22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요리 대안학교다. 이곳엔 김씨와 같은 청소년들이 꿈을 키워가고 있다. 영셰프스쿨이 본격적으로 문을 연 건 2010년. ‘청소년과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먹고 살자’는 비전을 품고 있던 한영미(47) 슬로비 대표의 시도였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지속가능한 현장을 보여주고, 어른들이 이들의 자립을 끌어주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어요. 일터인 ‘밥집’에서 외로움을 이기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영셰프스쿨은 한 대표의 축적된 노하우에서 비롯된 프로젝트다.

‘천년의 色’ 지켜온 마을 기업, 새 활력 되찾은 비결

동그라미재단 로컬챌린지 프로젝트 ‘염색장’ 윤병운 선생 타계 후사업 전략 부족해 위기였지만멘토링·문제 진단 받아 매출 상승 ‘쪽빛’. ‘자연을 닮은 푸른빛’을 일컫는 순우리말이다. 한때 쪽 재배의 맥이 끊기면서 사라질 뻔했던 이 빛깔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이 있다. 전남 나주시 명하쪽빛마을에 있는 사회적 기업 ‘㈜명하햇골’이 그 주인공이다. 명하햇골은 명하쪽빛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천연염색 사회적 기업으로 그 중심엔 7년 전 타계한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고(故) 윤병운 선생이 있었다. 쪽 재배부터 염색, 발효까지 모든 작업을 손수 해내며 ‘천년의 색’을 지켜온 그의 전통과 정신은 마을을 지탱해온 힘이었다. 의류·액세서리·비누 상품은 소문을 탔고, 천연염색 교육·체험과 쪽빛마을축제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그가 타계한 후 5대째 이어지던 명하햇골의 전통 염색 가업이 위기를 맞았다. 가족 기업에서 시작해 단기간에 마을 기업으로 확장되면서 중·단기 세부 사업 전략과 목표, 실행 계획이 부족했던 것. 쪽 체험을 넘어 마을을 먹여 살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최경자 명하햇골 대표는 “전남·광주 지역의 인프라에서는 디자인, 스토리텔링, 브랜드 창출이 쉽지 않았다”면서 “명하햇골의 도약을 고민하다가 로컬챌린지 프로젝트를 알게 돼 문을 두드렸다”고 설명했다. ‘로컬챌린지 프로젝트(Local Challenge Project)’는 지원이 열악한 지역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동그라미재단이 2013년 시작한 사회공헌 사업이다. 단순한 자금 지원뿐 아니라 10개월 집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제 진단과 역량 개발을 위한 전문가 집중 교육, 일대일 멘토링과 컨설팅, 사업 실행 계획 수립과 투자 유치까지 지원하는 맞춤형 ‘원스톱(One stop)’ 서비스다. 2015년

[사회적경제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①] 장애인에서 장인으로, 사회적기업 웹와치

혁신과 가치, 두 마리 토끼 잡은 사회적기업 장애인이 꿈꾸는 직장, ‘웹와치’의 비결    “로.그.인.입.니.다.”  이경욱(시각장애 3급)씨가 왼손으로 키보드 탭(Tab)키를 3번 누르자, ‘스크린 리더(컴퓨터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떤 홈페이지는 로그인 메뉴가 이미지로만 만들어진 경우가 있어요. 시각장애인은 이미지 자체를 인식하지 못해요. 웹사이트 코딩 과정에서 이미지 파일을 대체하는 텍스트가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이 홈페이지처럼요.”  B사 홈페이지 ‘회원가입’ 메뉴에 탭키를 두드리자, 또박또박 글씨를 읽는 소리가 들렸다. “회.원.가.입.입.니.다.” 다음 페이지로 이동해 첫번째 항목 탭 키를 누르자, ‘이름’이란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성별을 표시하는 항목에서는 ‘성별, 성별’이라는 소리만 들렸다. “여긴 잘못 됐어요.” 이씨가 말문을 열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선 시각 정보를 청각 정보로 바꿔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홈페이지에서는 남성도, 여성도 ‘성별’이라고 소리가 나죠. 웹접근성이 떨어지는 웹페이지입니다.”  이씨의 일과는 웹페이지 화면을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웹 접근성은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게 아니에요. 상지장애인(어깨에서 손에 이르는 부분의 장애)일 경우 마우스 사용이 힘들고, 비장애인도 환경에 따라서 키보드만 사용할 경우도 있지요.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영상에 자막을 달아야 하는 것이 의무이고요. 장애 유형과 경증에 관계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홈페이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리의 업무입니다.” ◇ 평등한 인터넷 세상을 꿈꾸며…“우리도 네티즌이고 싶다” 이씨의 일터는 웹접근성(모니터링) 전문 사회적기업 ‘웹와치’다. 누구나 장벽 없이 웹페이지와 모바일을 이용할 수 있는지 각 ‘웹사이트’를 평가하고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회사다. 이곳은 대표를 포함한 직원 25명 중 장애인이 14명이다. 이 중에서 11명은 중증장애인이다.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⑧ 문제 정의에 관한 문제 #2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아침에 눈을 떴더니 집 앞에 지름 30m의 싱크홀이 생겼다. 주위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더니, 모두 삽 한 자루씩을 들고 왔다. 문제가 해결될까? 지질, 토목, 건축 등 관련 전문가와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도 모두 모여야 한다. 반대로 지름 1m의 웅덩이가 생겼다. 이웃집에 연락했더니, 지질, 토목, 건축 전문가와 정부, 지자체에 연락하겠다고 한다. 이때는 삽 한 자루만 들고 오면 된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해결 대안은 크기가 맞아야 한다. 큰 문제를 지향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지나치게 크다’라는 말은 상대적이다. 큰 문제를 정의했다면 그에 맞는 대안이 있어야 하고, 문제를 작게 정의했다면 또 그에 적절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환경 문제’를 제기할 때는 그에 맞는 해결 대안을, ‘한강 수질 오염 문제’를 제기할 때는 또 그에 맞는 해결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해결될 것 같고, 사람들이 이 문제 해결에 동참한다. 몇 년 전, ‘과자 과대포장 고발’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만약, 그 청년이 ‘과자 업체의 부도덕성 고발’이라고 했거나, ‘대기업의 사회적 윤리 위반’이라고 했거나,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는 대기업의 시장 지배’라고 했다면, 우리가 그만큼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냈을까? 우리가 만약 그 문제에 그만큼의 관심이 없었다면, 언론은 그 문제를 다루었을까? 광고, 홍보 등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 1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 부족을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 2만 원의 후원금이 필요하다면, 도무지 해결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