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알고 있기 아깝죠, 나누는 기쁨

2015 아너 소사이어티 5人 인터뷰 지난 한 해 1억원 이상 기부한 아너소사이어티(이하 아너) 회원은 총 299명이다. 더나은미래와 공동모금회가 이 회원들을 분석한 결과 ▲서민층 ▲고인(故人) 기념 ▲지인 추천 ▲3040 ▲여성 기부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가족이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가입한 아너 회원은 지난해에만 9명으로, 전체 고인 기부(19명)의 절반에 가까웠다. 2015 아너를 대표하는 5명을 만나 고액 기부 스토리를 들어봤다. 이들은 하나같이 “내가 느낀 나눔의 기쁨을 더 많은 이에게 나누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 주 잘 쓸줄 알아야 진짜 부자 아니겠어요? 20년 모은 1억원 기부 허위덕씨 “아들 가족과 함께 거실에 모여 앉아 텔레비전을 보다 처음 ‘기부’ 이야기를 꺼냈어요. 혹시 반대하면 어쩌나 싶어서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그런데 며느리가 제 손을 꽉 쥐고 말하더군요. ‘어머니, 어떻게 그런 훌륭한 결심을 하셨어요’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 지난 14일, 경기도 군포시 자택에서 만난 허위덕(78) 아너는 “밤에 자려고 누우면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라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허씨는 지난달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77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20년간 모은 돈을 쾌척한 그의 이야기는 동네에서도 단연 최고의 이슈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친척, 중학교 동창회 친구, 스포츠센터 아주머니들까지 연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며 축하의 말을 입에 올린다. 그러나 허씨는 자신을 그저 ‘평범한 할머니’ 라고 말한다. 그가 기부한 1억원도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며 틈틈이 저축한 쌈짓돈이다. “큰아들의 결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⑩·끝 6개월간 전국서 1억3514만원 마음 모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10·끝) “1년에 한 번뿐인 특별한 날, 이제 선물보다 ‘나눔’을 먼저 생각합니다.”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변화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6월부터 생일·결혼·출산 등 기념일 혹은 특별한 날 기부를 통해 의미 있는 하루를 만들자는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기부의 일상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획된 이번 캠페인에는 서울 및 인천·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광주·순천·울산·부산 등 전국 각 지역에서 참여가 이뤄졌다. 6개월간 온·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개인들이 낸 기부금은 총 1억3514만원(12월 21일 기준)에 달한다. 기부금은 후원자의 지정에 따라 국내 또는 해외 아동 지원 사업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참여자들 중에는 아이의 첫돌을 맞아 기부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9월 첫 출산을 한 이한나(40)씨는 올해 아이의 첫돌에 맞춰 에티오피아 아동 한 명과 결연을 맺었다. 이씨는 “임신 중 지하철에서 쓰러졌을 때 주위 승객들 덕분에 아이를 지킬 수 있었다”며 “그 도움의 손길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정기후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권택종(68)씨는 첫 손자의 첫 생일을 기념해 허례허식에 돈을 쓰기보다, 어려운 환경의 또래 아이들을 돕자고 제안했다. 아들 권익재(35)씨는 “아버지께서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오랜 후원자”라고 소개하며, “손자에게 혼자 크는 것보다 더불어 사는 걸 알려주고 싶어 내린 결정이라고 하시더라” 전했다. 참여자들은 기념일을 정기 후원 약정일로 정했고, 일시 후원을 신청한 경우 중 정기 후원 전환 계획 비율이 3명 중 2명꼴이었다. 손혜영(58)씨는 “올해 9월 19일 자녀가 결혼해 91만9000원을 맞춰 기부했다”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⑨ 2000명 후원자 만든 30년 나눔 球歷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9) 후원금 1억원, 봉사시간 2만시간… 헌혈 독려로 ‘흡혈귀’ 별칭 붙기도… “어려울수록 쪼개 베푸는 것이 나눔” “스리랑카에서 북한까지, 가난하고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봤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이 가장 어두워요. 더 많은 어른이 나서야죠. 성인 다섯 중 한 명이 나눔을 실천하도록 하는 게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지난달 27일, ‘나눔왕’으로 꼽히는 송화태(56·사진) 한전 광주전남본부 순천전력처 급전부소 과장을 만난 곳은 광주의 한 영세아파트 놀이터였다. 정글짐 등 최신 놀이기구와 쿠션매트로 새 단장을 한 놀이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감격이 서렸다. 녹슨 그네 하나뿐이던 낡은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개조하려는 어른들과 맞선 지 반 년. 그는 한전 직원들과 십시일반 모은 850여만원을 후원금으로 내놓았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 및 지역 교육 관계자들과 함께 놀이터를 지키는 데 힘을 모았다. 놀이터 완공식이 진행되는 이날도 근무시간을 주말로 바꿔가면서 순천에서 광주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혹시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없을지 염려됐기 때문이다. “나눔이란 남는 돈, 남는 시간을 나누는 게 아니에요. 없는 것을 쪼개서 베푸는 것이지.” 영하(零下)의 날씨, 세 시간 넘게 아이들을 지켜보느라 꽁꽁 언 그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송씨의 나눔 구력(球歷)은 30년이 넘는다. 어린이재단에 기부한 후원금만 1억원, 봉사한 시간은 2만 시간을 훌쩍 넘는다. 속옷 살 돈까지 아끼고, 봉사를 하기 위해 야간 근무를 자처하며 이어온 헌신이다. ◇IMF 때 오히려 후원금 늘려… 매일 1004원씩 기부하는 ‘1004 캠페인’ 기획 송씨와 어린이재단과의 인연은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난

비영리 단체, 대중 신뢰 얻으려면?

영국 자선사업감독위원회 케네스 디블 수석법률고문 “영국을 포함한 많은 선진국이 비영리단체와 협력하는 동시에 이들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비영리단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자국법만으로는 규제가 어렵기 때문.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경제·문화적 여건에 맞는 비영리 관련 법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비영리 관련 법 전문가들을 초청하고 있다.” 케네스 디블(Kenneth Dibble·사진) 영국 자선사업감독위원회(Charity Commission·이하 CC) 수석법률고문이 비영리 법제화의 트렌드를 전했다. 지난달 3일 ‘2015 국제 기부 문화 선진화 콘퍼런스’에 참석차 방한한 그를 만났다. 영국 비영리 민간 독립 규제 기관에서 30년 넘게 경력을 쌓은 그는 “건강한 비영리 관련 법은 자선 영역의 성장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비영리 관련 법체계는 어떻게 발전해왔나. “1850년대 초까지 영국은 법원에서 개별 재판을 통해 비영리단체를 규제했다. 이 무렵 종교계 자선 단체들의 비리가 대규모로 적발되면서 비영리단체 규제 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1853년 최초의 규제 기관이 설립됐다. 그러나 CC처럼 비영리단체의 자격 심사와 기부금 사용 허가 등을 담당하는 통합 기관이 본격화된 것은 1960년 이후다. 당시 영국 정부는 비영리단체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비영리 자선 단체 등록을 법제화했다. 1992년에는 비영리단체의 법적 행위를 구체화하고, 2006년에는 영국 법률상 처음으로 비영리단체의 목적을 서술했다.” ―비영리단체 규제 기관이 설립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CC가 비영리자선섹터 및 대중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CC에 대한 신뢰도는 정당·은행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섹터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하면서 자선 영역도 계속 커지고 있다. 2014~2015 내부

“사회공헌 10년 분석… 질적 성장 더 고민해야”

“사회공헌의 양적 성장이 멈춘 지금이야말로 질적 성숙을 고민할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지난 10월 28일 역삼역 ㈜한독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5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5’ 현장에서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쓴소리와 격려가 이어졌다. 1부에서 다국적기업의 사회공헌의 양적·질적 연구 결과를 발표한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심층 인터뷰 결과 자원과 인지도 부족, CSR과 CSV의 관계 정립, NPO 파트너십에 대한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의 기업 사회공헌 흐름을 분석한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기업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사회공헌 전략, 프로보노 등 임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은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 조사를 지속 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⑧ “자신감 넘치는 아이들 선율에 내 마음이 더 뿌듯해져”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8) 홍현악기 홍의현 대표·담양애꽃 박영아 대표 지난 2일 저녁, 전남 목포 용호초등학교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합주 연습 현장. 아이들은 자기 키보다 더 큰 악기를 등에 메고도 환하게 웃으며 강당에 들어섰다. 지휘석을 중심으로 160여명의 아이가 부채꼴 모양으로 앉았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앞을 응시하던 아이들은 지휘자가 힘차게 손을 뻗어 지휘를 시작하자, 빠른 템포의 곡인 아바(ABBA)의 ‘맘마미아(Mamma Mia)’를 과감하게 연주했다. 바이올린부터 첼로, 바순, 드럼까지 15개의 악기는 하나의 소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단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가 5년 전부터 지역의 다문화, 한 부모 가정이나 지역 아동시설에 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사업이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연주도 하고 배려와 협동을 배우며 자신감도 얻는다. “자신감 없던 아이들도 악기만 들면 어깨가 당당히 펴지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악기는 훈장과도 같죠. 그래서 무거울 법도 한데 악기를 꼭 들고 다녀요(웃음).” 자원봉사자인 홍의현(44·왼쪽 사진) 홍현악기 대표가 쉬는 시간, 바이올린을 조율하며 말했다. 아이들의 모든 현악기는 홍 대표의 작품들. 29년 경력의 현악기 제작 장인(匠人)이자 전라도에 하나뿐인 현악기 공장을 운영하는 그는 5년째 오케스트라단에 악기를 만들어 기증하고 있다. 1998년 악기점을 개업하면서부터 17년간 지역 아동시설에 악기를 기부하며 느낀 보람이 커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창립에도 합류했다. 낮에는 짬을 내 아이들에게 선물할 악기를 만들고 오케스트라 연습 날이면 늦은 밤 학교를 찾아 아이들의 악기를 손수 관리해준다. 홍 대표는 절대 고되지 않다고 한다. “차갑고 싸늘하던 눈빛의 아이들이

이야기가 있는 모금… “다음 글이 기다려져요” 팬이 된 후원자

크라우드펀딩 뛰어드는 NPO 매력적인 대중 홍보 창구 포털 사이트에 스토리펀딩 콘텐츠 노출 더 많은 사람들에 전달… 이슈화도 쉬워 전문 작가와 협업해 제작 진행하기도 代價 있는 기부? 보상시스템 우려 에코백·텀블러 등 후원자에 기념품 제공 “펀딩 성과 바로 보여 신경 안 쓸 수 없어… 리워드 위한 후원 따로 받아야 할지 고민” 비영리단체들이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으로 뛰어들고 있다. 올해 4월 14일, 비영리단체로는 최초로 국경없는의사회가 카카오의 ‘스토리펀딩(前 뉴스 펀딩·storyfunding.daum.net)’의 포문을 연 데 이어 세이브더칠드런(6월 9일), 월드비전(6월 18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8월 4일), 밀알복지재단(8월 6일)도 스토리펀딩에 참여했다. 비영리단체들이 기존 온라인 모금이 아닌 ‘크라우드펀딩’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펀딩’을 중심으로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비영리단체들의 이야기를 심층 취재해봤다. ◇크라우드펀딩, 모금보다는 ‘애드보커시(Advocacy)’ 창구 국경없는의사회가 ‘스토리펀딩’의 첫 주자로 나선 데는 단체의 특수성이 작용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71년 나이지리아 내전으로 인한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의사와 언론인이 함께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사실 스토리펀딩을 먼저 제안한 곳은 카카오다. 국경없는의사회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최정혜 과장은 “단체의 주요 활동 중 하나가 ‘의견 표명 활동(speaking out)’으로 명시돼있다”면서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저개발국의 모성 보호 문제’를 심층적으로 알리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목숨을 건 엄마들’이란 제목으로 저개발국의 산모 사망률 문제를 10회차로 연재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네티즌 416명이 후원에 참여했고, 총 726만7000원이 모였다. 크라우드펀딩은 매력적인 대중 홍보 창구로 활용됐다. 비영리단체는 모두 “스토리펀딩의 콘텐츠가 포털 사이트 메인에 노출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알릴 수

기부자들에게 끊임없이 요청하라… 비전만 있다면 누구든 참여할테니

125개국 175개 NPO 모금전략 수립… 대릴 업설 DUCI 대표 CEO 영향력 큰 기업 기부 장기 파트너십 기대 어려워 개인후원자 발굴 중요한 이유 비영리 모금계의 ‘큰손’ 대릴 업설(Daryl Upsall·사진) ‘DUCI(Daryl Upsall Consulting International)’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대릴 대표는 1993년부터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에서 7년간 펀드레이징 이사로 활약하며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모금한 베테랑이다. 그가 대표로 있는 국제 모금컨설팅 회사 DUCI는 125개국 175개 비영리단체의 모금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 3일 ‘2015 국제기부문화 선진화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글로벌 비영리단체 모금 트렌드를 들었다. ―글로벌 비영리 모금 시장은 어떻게 변해왔나. “1990년대부터 인터넷 모금이 눈길을 끌었다. 비영리단체 중 처음으로 웹사이트 모금을 시작한 그린피스는 인터넷에서만 한 달에 5만달러(약 5600만원)를 모금했다. 최근에는 여기서 좀 더 발전해 ‘저스트기빙(justgiving)’ 등 온라인 기부 포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부자의 선택권이 중요시되면서 프로젝트(사업)별로 기부할 수 있는 마이크로크레딧, 크라우드펀딩 같은 채널도 급부상했다. 다이렉트TV(DRTV), 유튜브 등 저비용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메시지 전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 비영리단체의 기부금 구성을 살펴보면 개인 기부금이 기업 기부금보다 훨씬 많다. 기업 기부자 발굴을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가 많아지고 있는데. “한국 재벌기업의 경우 기부는 물론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도 오너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비영리단체와 기업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주주가 경영에 깊게 개입하는 유럽 기업도 마찬가지다. 회사와 고객에게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에 따라 기부 여부가 결정된다. 반면 많은 일회성 개인 기부자들은 정기 기부자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⑦ “나눔, 어렵지 않아요 커피 한잔이면 충분하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7) 백종창 커피 전문점 ‘베니샤프’ 대표 “돈으로만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커피’로 나눔을 전합니다. ” 백종창(40·사진) 대표가 운영하는 전남 순천의 토종 커피 전문점 ‘베니샤프’. 7년 전부터 백 대표는 아메리카노 리필(refill) 서비스 금액(1000원) 전부를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순천 9개 베니샤프 지점은 물론 지역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도 동참한다. “기부는 ‘착한 일이니 해라’ 강요하면 오히려 더 못 해요. ‘맛있는 커피 한잔을 더 즐기는데 그 돈이 좋은 일에도 쓰인다니 더 마시고 싶다’고 느끼게 해야죠.” 이뿐 아니다. 백 대표는 결혼기념일인 11월 15일 하루 매출액 전부(약 250여만원)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1115 프로젝트’를 5년째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이 시작한 기부 이벤트는 이제 전남 지역 10여 개 기업과 단체들이 참여하며 ‘지역 기부 축제의 날’로 자리 잡고 있다. 불이 난 집 대신 새 보금자리를 갖게 된 다섯 살 한나 등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도움받은 아이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매년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 모금액은 매년 평균 300만원씩 늘었다. 5년 동안 총모금액은 5000여만원에 이른다. “하루 매출액 전부를 기부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동참해달라는 말을 주위에 못 꺼냈죠. 그런데 이젠 모르는 곳에서도 참여하겠다고 연락이 옵니다. ‘따뜻한 나눔’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믿음을 배우고 있습니다.” 백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생활 속 기부를 실천했다. 가난한 형편이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내 것을 나눠주고 남을 도와주면 “잘했다”고 칭찬하셨다고 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⑦ 그냥 지나칠 뿐, 누구에게나 나눔의 기회는 오죠

[해피플 캠페인] (7) 김원경 ㈜건영 부회장 女性 에이즈 환자 위해 2000만원 기부… 회사에선 한 달에 한 번 근무 대신 봉사 “두 조직을 어떻게 합쳐야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만들까 고민 끝에 ‘나눔’에서 답을 찾았죠.” 지난 4월, LIG건설사를 2년간 공들여 인수·합병한 ㈜건영 김원경〈사진〉 부회장의 말이다. 회사 합병 이후 김 부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업봉사단 ‘사랑나눔동호회’를 꾸린 것이었다. 이후 상도동 사회복지관과 MOU를 체결했고, 9월에는 홀트아동복지관과도 업무 협약을 맺었다. 겉치레보다 신경 쓴 건 봉사활동을 위한 기초공사였다. 협약을 맺은 복지관의 전문가 선생님들을 초청, 사전 교육을 했다.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 반나절 동안 근무 대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기를 몇 달, 이젠 직원들 스스로 나눔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한다. “사무실 층마다 저금통을 마련해서 함께 동전을 모으더라고요. 연말에 모아서 좋은 데 쓴다고요(웃음).” 나눔을 매개로 반년 만에 회사 분위기는 눈에 띄게 밝고 따뜻해졌다. 그녀가 ‘나눔 문화’를 이끌 수 있었던 저력은 30여 년간 개인적으로 실천해온 기부와 봉사활동 덕분이다. 나눔의 시작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갔던 은평구의 한 보육원에서였다.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충격이 가시지 않아, 그때부터 고아원을 도우며 ‘여성’과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죠.” 결혼 후엔 남편인 이형수 ㈜건영 회장과 함께 10여 년간 루게릭 환자와 환자 가족을 지원했던 그녀는 최근 딸과 함께 에이즈 환자들의 치료와 생활을 지원하는 단체 ‘코와(KOWA·Korean Women against ADIS)’ 활동을 시작했다. “에이즈 환자의 상당수가 여성입니다. 병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기도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뛰뛰빵빵~기부 문화 동참하세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6) 진수진 ‘위드고’ 대표 “하루 평균 대리운전 이용자 수가 47만명, 1년이면 1억7000여만명에 달합니다. 이들이 500원씩만 기부한다면 그 규모는 연 858억여원에 이릅니다. 대리운전 이용자가 하나의 기부문화집단이 되는 거죠.” 진수진(49·사진) ‘위드고’ 대표가 대리운전을 활용해 기부를 하는 ‘착한콜’ 시스템을 하는 이유다. 착한콜을 통해 대리운전 또는 퀵서비스를 이용하면 한 건당 500원, 꽃배달 서비스는 이용 금액의 5%가 공익 단체 혹은 캠페인에 자동 기부된다. 앱에는 지역에 따라 단체별, 캠페인별로 기부 프로그램이 나타나 사용자가 그중 하나를 사전에 선택해 지정기부를 할 수도 있다. “기부처를 정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별도로 연락해 기부처 선택을 안내합니다. 이젠 요령이 생겨, 가급적 고객들이 바쁘지 않은 목요일 오후 짧게 전화를 드려요. 마케팅 전화보다 훨씬 반응을 잘해주셔서 감사하죠(웃음)” 이 업무를 위해 별도로 전담자까지 배치한 이유를 묻자, 진 대표는 “기부도 아는 만큼 보인다”라며 “기부 활성화의 성패는 기부자가 얼마나 주도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기부금 운영도 ‘대쪽’ 같다. 월 매출액 중 그달의 기부금만큼은 별도 통장에 따로 뗀다. 돈을 손에 쥐면 욕심이 날까 경계하기 위해 이런 ‘원칙’을 만들었다는 진 대표는 “별도로 관리하고 애초부터 아예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고 소탈하게 웃었다. 이 기부금은 월말에 12명의 위드고 직원들이 단체별로 기부금을 정리해 보내고, 월별 기부금과 단체별 기부액 결과를 회사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지성이면 감천일까. 착한콜은 일절 상업 광고 없이, 좋은 뜻으로 운영한다는 ‘입소문’만으로 기대

[고액 기부자 3인을 만나다] ③ “기부 요청자가 믿을 만한 사람인가? 고액 기부의 조건”

[고액 기부자 3인을 만나다] (3) 마이클 헤이드 웨스턴 내셔널그룹 회장 3년간 세계 돌며 고액 기부자 50명 발굴 얼마나 많은 사람 도왔는지 성과 측정해 기부자들에게 전달… 신뢰 쌓일 수밖에 “가족에서 지역으로, 옆 나라에서 전 세계로 시야가 넓어졌다. 작게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게 됐다.” 마이클 헤이드(Michael K. Hayde·사진) 회장은 고액 기부자가 된 이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3조 규모, 직원 2만5000명을 거느린 미국 부동산 개발 회사 ‘웨스턴 내셔널그룹(Western National Group)’ CEO이자, 유나이티드웨이 리더십위원회 위원장이다. 헤이드 회장이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708억원. 44년간 아파트·주택 3만여 채를 개발 및 건축해온 이 투자 전문가는 고액 기부자들을 발굴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빈다. 지난 15일, 한국 고액 기부자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그를 만났다. ―첫 기부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됐나. “1985년에 친한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대뜸 ‘쉽게 갈래, 어렵게 갈래?’ 묻더니, 1만달러(약 1200만원)를 기부하라더라. 우리 동네에서 고액 기부자 모임을 하려고 하는데 나를 초대하고 싶다는 거였다. ‘어렵게 가는 건 뭐냐’고 물으니 ‘기부할 때까지 사무실에 와서 죽치고 앉아있겠다’고 하더라. 고민할 새도 없이 그렇게 1만달러를 기부하게 됐다. 막상 내고 보니, 큰돈을 너무 고민 없이 기부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고액 기부자들과 만나면서 자연스레 지갑이 더 열리더라(웃음).” ―기부를 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관계성’이다. 내가 얼마나 믿고 존경하는 사람이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