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은 ○○에 써 주세요

아너소사이어티 지정 기부 기부자가 기금 용도 지정 가능 생계·주거에 46% 지원, 가장 많아 아너 회원 1069명이 낸 기부금은 총 1152억원(1월 20일 현재 약정 기부금 포함). 이들의 기부금은 어떻게 쓰였을까. 기부자는 자신의 기부금 전부 또는 일부의 용도를 정할 수 있다. 1억원 중 5000만원은 용도를 지정하지 않은 채 공동모금회에 일반 기탁하고, 5000만원은 화상 환아를 위해 써달라고 지정 기탁하는 식이다. ‘더나은미래’와 공동모금회가 최근 3년간 아너 회원들의 지정 기부금 약 211억의 배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초생활·생계·주거(96억6087만6715원)’ 분야가 46%에 달해 가장 많은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및 훈련(49억1071만6390원)’ ‘의료·건강(20억7532만8771원)’ ‘환경 개선(11억9630만6162원)’ 분야가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인식 개선(1억3874만5080원)’ ‘학대 및 폭력(1640만원)’ ‘자원봉사(4703만원)’ ‘편의 및 차별(2억7404만원)’ 분야에는 관심이 저조했다. 대상별로는 아동·청소년(31.3%)이 가장 많았고, 지역사회(28%)·노인(17.4%)·장애인(13.2%) 순이었다. 반면 해외 지원(2.7%)과 여성 및 다문화(6.4%) 지원은 저조했다. 강학봉 공동모금회 모금사업본부장은 “현재 지정 기탁과 일반 기탁 비율이 50대50″이라고 설명했다. 좀 더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2014년 공동모금회는 아너 회원 전용 브랜드 상품을 만들었다. 미래 세대 육성 사업(교육), 위기 계층 보호 사업(보호), 의료 취약 계층 지원 사업(건강), 기초생계 돌봄 사업(생계), 경제적 자립 지원 사업(자립), 복지 인프라 구축 사업(인프라) 등 여섯 가지 상품 중 선택해 기부할 수 있도록 한 것. 지난 12월 가입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브랜드 사업 중 ‘교육’에, 조경일 하나제약㈜ 회장은 보호·인프라·생계 등 세 분야를 선택했다. 같은 상품을 선택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은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깝죠, 나누는 기쁨

2015 아너 소사이어티 5人 인터뷰 지난 한 해 1억원 이상 기부한 아너소사이어티(이하 아너) 회원은 총 299명이다. 더나은미래와 공동모금회가 이 회원들을 분석한 결과 ▲서민층 ▲고인(故人) 기념 ▲지인 추천 ▲3040 ▲여성 기부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가족이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가입한 아너 회원은 지난해에만 9명으로, 전체 고인 기부(19명)의 절반에 가까웠다. 2015 아너를 대표하는 5명을 만나 고액 기부 스토리를 들어봤다. 이들은 하나같이 “내가 느낀 나눔의 기쁨을 더 많은 이에게 나누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 주 잘 쓸줄 알아야 진짜 부자 아니겠어요? 20년 모은 1억원 기부 허위덕씨 “아들 가족과 함께 거실에 모여 앉아 텔레비전을 보다 처음 ‘기부’ 이야기를 꺼냈어요. 혹시 반대하면 어쩌나 싶어서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그런데 며느리가 제 손을 꽉 쥐고 말하더군요. ‘어머니, 어떻게 그런 훌륭한 결심을 하셨어요’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 지난 14일, 경기도 군포시 자택에서 만난 허위덕(78) 아너는 “밤에 자려고 누우면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라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허씨는 지난달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77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20년간 모은 돈을 쾌척한 그의 이야기는 동네에서도 단연 최고의 이슈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친척, 중학교 동창회 친구, 스포츠센터 아주머니들까지 연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며 축하의 말을 입에 올린다. 그러나 허씨는 자신을 그저 ‘평범한 할머니’ 라고 말한다. 그가 기부한 1억원도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며 틈틈이 저축한 쌈짓돈이다. “큰아들의 결혼

[Cover Story] 고액기부자 1000명… 1만명 시대를 준비한다

[Cover Story] 8년 만에 누적약정 1152억… 아너소사이어티 1000명 분석 “누구나 기부할 수 있다” 인식 늘며 자영업·연예인 등 직종 다양해져… 20·30대 및 여성 회원 증가 눈길 고액 기부자 1000명 시대가 왔다. 1억원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이하 아너)’ 회원이 지난해 12월 1000명을 넘어섰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가 국내 대표 고액 기부자 클럽을 표방하고 아너를 창단한 지 8년 만이다. 전체 누적 약정 금액은 1152억원에 달한다(20일 현재). ‘더나은미래’는 공동모금회와 함께 고액 기부자 1만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아너 1000명의 데이터를 국내 최초로 분석했다. ◇직종별 문턱 낮아지고, 여성 기부자 늘어 아너 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기업인의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전문직·자영업·공무원·방송 연예 및 스포츠인 등 직종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인은 2011년 65%로 아너 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2013년 49.8%, 2015년 45.5%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2011년 자영업자 최초의 아너가 탄생한 이래 2013년 3.4%에서 2015년 4.4%로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학원생, 농부, 감독, 마주(馬主), 여행가 등 예상 밖의 직업을 가진 이도 여럿이다. 연예인 기부도 매년 2배 이상씩 늘고 있다. 지난해에만 걸그룹 ‘소녀시대’ 윤아, 가수 인순이,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 팝페라 가수 임형주, 배우 박해진·안재욱·견미리 등 무려 7명이 아너 회원이 됐다. 특히 ‘고액 기부는 부자만 하는 것’이란 편견을 깬 사례도 늘었다. 12년간 모은 월급 1억원을 기부해 627번째 아너 회원이 된 경비원 김방락(69)씨가 대표 사례다. 강학봉 공동모금회 모금사업본부장은 “누구나 기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