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화)

IT 날개 달고… 비영리단체 업무능력이 높아졌다

국내 비영리단체 IT 기술… MS·구글 등 지원 프로그램 잇따라
한국MS
오피스프로그램·화상회의 등 제공… 매년 ‘NGO 클라우드 데이 행사’ 개최
구글
유튜브 동영상으로 단체 홍보하고 고유 도메인으로 맞춤 이메일까지

한국의 스티븐 호킹을 지원하는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이곳의 업무 환경은 1년 전과 180도 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아웃룩(Outlook)’으로 회사 업무 스케줄을 조율하고, 온라인 화상 회의는 ‘링크(Lync)’ 프로그램을, 업무 메모는 ‘원노트(One note)’를 사용한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정영만 회장(지체 1급)은 “화상 회의 중에 채팅창으로 자료 공유도 가능해 진짜 오프라인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단체 직원 10명은 모두 장애인이다. 이 중 2명은 24시간 호흡기를 착용하고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 2003년 단체 설립 때부터 ‘스마트 워크(Smart Work)’를 꿈꿔왔던 이유다. 정 회장은 “MS에서 오피스 프로그램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면서 꿈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말 열린 테크숩 아시아네트워크 모임이 열렸다. 비영리 IT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공유됐다. /테크숩코리아 제공
지난 10월 말 열린 테크숩 아시아네트워크 모임이 열렸다. 비영리 IT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공유됐다. /테크숩코리아 제공
지난 10월 말 열린 테크숩 아시아네트워크 모임이 열렸다. 비영리 IT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공유됐다. /테크숩코리아 제공
지난 10월 말 열린 테크숩 아시아네트워크 모임이 열렸다. 비영리 IT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공유됐다. /테크숩코리아 제공

◇시간·장소 구애받지 않는 스마트 워크 가능

국내 비영리단체의 IT 역량과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MS는 2013년부터 ‘비영리 기관을 위한 오피스 365’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태블릿 및 휴대폰에서 정품 오피스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당 1TB(테라바이트)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비즈니스용 스카이프(Skype) 등 온라인 화상 회의 시스템도 사용할 수 있다. MS는 ‘테크숩 코리아(Techsoup Korea)’와 파트너십을 맺고 정가의 약 5% 비용으로 비영리단체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테크숩코리아 이재흥 대표는 “발생한 운영 수익은 또 다른 비영리단체를 돕는 데 사용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신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한 비영리 직원은 1만명에 이른다.

한국MS 법무정책실 배진희 과장은 “2008년부터 실무자를 위한 IT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NGO 클라우드 데이(NGO Cloud Day)’ 행사를 개최하는데 오픈 3일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 있다”며 “2001년부터 아예 ‘NGO 클라우드 컴퓨팅 그룹’이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개설, 30여명의 MS ‘기술 전문가 그룹’과 상시 소통 창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테크숩코리아의 한국 운영기관으로 비영리 IT지원센터가 선정됐다. 테크숩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품을 비영리단체에 저렴하게 지원하거나 IT 정보와 트렌드 등 역량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미국 비영리단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Adobe), 시만텍(Symantec) 등 글로벌 기업부터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록펠러재단까지 100개가 넘는 곳이 기부자로 활동한다. MS와 구글 등의 비영리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면 모두 테크숩코리아 온라인 사이트(www.techsoupkorea.kr)를 통해 적격 심사를 거쳐야 한다.

2014년 'NGO 클라우드 데이' 현장. 한국MS에서는 2008년부터 비영리단체를 위한 IT 정보를 제공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한국MS 제공
2014년 ‘NGO 클라우드 데이’ 현장. 한국MS에서는 2008년부터 비영리단체를 위한 IT 정보를 제공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한국MS 제공

◇구글·시만텍… 국내 비영리단체 지원 프로그램 속속 선보여

지난 9월부터 구글도 IT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프로그램(Google For NonProfits·G4NP)’을 한국에서 론칭했다. 구글은 기업용 구글 앱스의 비영리단체 버전(Google Apps for Nonprofits)을 무료로 제공하며, 계정당 30GB의 용량을 무상으로 준다. 단체의 고유 도메인을 살린 맞춤 이메일도 사용할 수 있다.

구글코리아 정책협력실 정재훈 변호사는 “인턴이나 자원봉사자까지 기관 계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글의 키워드 검색 광고 플랫폼인 ‘구글 애드워즈’를 월 최대 1만달러(약 1200만원)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애드워즈 광고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일정한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는 비영리단체의 경우 매월 총 4만달러(약 4800만원)에 해당하는 광고 예산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이외에도 유튜브 비영리단체 프로그램(YouTube for Nonprofits)을 통해 유튜브 동영상으로 단체를 홍보할 수도 있다.

지정 기부금 단체로 지정된 비영리단체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다만 테크숩코리아로부터 비영리단체 적격 심사를 거친 후, 인증 토큰을 받아야 한다. 심사 기간은 5~10일 정도. 이후 구글 홈페이지(www.google.com/nonprofits/account/signup/kr)를 통해 비영리단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된다. 국내의 관심도 뜨겁다. 지난 9월 9일에 열린 론칭 행사장에는 비영리단체 종사자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두 달 만에 250개 단체가 신청서를 냈다. 오는 17일에는 구글 앱스, 애드워즈, 유튜브 등 구글 서비스와 검색 엔진 최적화 방법을 알려주는 ‘구글 비영리단체 프로그램 워크숍’도 열린다.

지난 10월 말 열린 테크숩 아시아네트워크에서 글로벌 보안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인 비트디펜더(bitdefender)와 시만텍이 한국까지 기부 대상지를 넓히기로 했다. 덕분에 조만간 국내 비영리단체의 보안도 더 강화될 전망이다. 테크숩코리아 이재흥 대표는 “한국의 IT 기업도 국내 및 아시아 지역의 비영리단체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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