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 진짜 구호는 이제부터다
김시원 기자
2023년 5월 23일
[르포] 대지진 석 달, 튀르키예를 가다 지진 겪은 주민들우울증·불안 시달려 집·직장 잃고 물가도 올라경제적 어려움 가중 “지진 이전으로 회복하자”월드비전, 심리·생계 지원 깨진 콘크리트와 유리 조각들이 걸음을 디딜 때마다 발밑에서 잘그락거린다. 지난 2일(이하 현지 시각) 튀르키예 하타이주(州)의 ‘안타키아’ 지역. 붕괴된 건물 잔해 위로 정체 모를 ‘하얀 가루’가 뿌려져 있다. “석회 가루예요. 건물 아래 매몰된 시신이 부패하면서 나는 냄새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서 뿌려놓은 겁니다. 냄새는 막을 수 있지만 모여드는 파리들을 막기는 어렵죠.” 손정은 한국월드비전 국제사업본부 대리(튀르키예월드비전 파견)가 말했다. 2월 6일 튀르키예를 강타한 규모 7.8(1차), 7.5(2차) 지진으로 5만여 명이 사망했다. 2만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초기 한 달간 진행된 ‘긴급구호’는 마무리됐지만, 더 큰 과제가 남아있다. 피해 주민의 삶을 지진 이전으로 ‘재건 복구’하는 일이다. 지난 1~5일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과 함께 튀르키예 피해 지역을 돌아봤다. 한반도 크기의 영토가 무너졌다 안타키아는 이번 지진으로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건축물의 87%가 무너져 거주 불능 상태가 된 ‘유령 도시’ 안타키아를 걸어서 이동했다. 바스러진 건물 잔해를 중장비로 밀어내는 ‘도시 청소’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유서프 튀르키예월드비전 총괄매니저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무너진 그대로였는데 얼마 전부터 잔해를 치운 곳들이 보이고 있다”면서 “재건을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1년 안에 복구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 NGO들은 복구에 최소 5년, 길게는 수십 년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튀르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