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금)

구글임팩트 챌린지 1년…사회공헌팀 없는 구글이 사회공헌하는 방식

‘더 나은 세상, 더 빠르게’

구글의 사회 혁신 프로젝트 공모전 구글 임팩트 챌린지(Google Impact Challenge)의 슬로건이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비영리단체들의 사회 혁신 프로젝트를 선발해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4월 한국에 론칭했다. 약 한 달간의 프로젝트 공모 기간에 370건이 넘는 지원서가 접수됐으며, 지난해 8월 말 최종 결선을 통해 총 10개의 비영리단체에 총 35억원 상당의 지원금 구글 및 파트너사의 기술과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다. 결승에 오른 팀 다수가 직원 5명도 안 되는 소규모 비영리단체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6년 구글 임팩트 챌린지가 시작된 이유?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그램 심사위원단 및 파트너, 구글 직원들 (왼쪽부터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혜영 아쇼카 한국 대표, 오광성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마이카 버맨 구글 임팩트 챌린지 아태 지역 리드, 이혜진 구글코리아 마케팅 매니저) ⓒ구글 코리아

그로부터 1년.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어떻게 사회 변화에 기여했을까. 지난달 27일, 성수동에 위치한 소셜벤처 코워킹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에서 구글 임팩트 챌린지 결승에 올랐던 5개 비영리단체(멋쟁이사자처럼, 루트임팩트, 미래교실네트워크, 커뮤니티매핑센터, 플리)와의 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비영리단체들의 1년간의 임팩트를 바탕으로 구글이 사회공헌하는 방식을 짚어봤다. 

#1. 비영리단체 15% 운영비 가이드라인? 구글은 없습니다. 

자유로운 조직 문화로 알려진 구글, 이들은 사회공헌 방식도 ‘자율성’을 주요 원칙으로 삼는다. 5개 비영리단체들은 “다른 기부 파트너보다 예산 사용의 자유도와 유연성은 높지만, 각자가 목표로 세운 성과 측정은 까다롭게 진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상당수의 기업들이 기부금품법에서 규정한 15% 운영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각 단체의 상황과 목표에 맞춰 예산 사용이 유연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꽃을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비영리단체 플리는 구글 임팩트 챌린지를 통해 프로젝트를 사업화할 수 있었다. 올해 초 법인화 작업을 완료한 후, 현재 4명의 사무국 직원이 사업을 담당하며 지금까지 63개 기부처에 총 1만개 정도의 꽃다발을 기부했다. ☞비영리단체 플리가 궁금하시다면?

투명성 문제는 없을까. 비전공자 및 IT 교육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멋쟁이사자처럼의 강동주 공동대표는 “창업 초기 정부사업을 진행했을 때는 예산 사용 규정 때문에 실질적인 임팩트를 내기가 어려웠지만 구글의 지원은 다양한 항목에서 지출이 가능했다”면서 “다만 단체가 달성하고자 하는 사회적인 임팩트의 정량 지료를 설정해 달성하는 것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신생 비영리단체에게 예산 자유도가 도움이 많이 되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다는 것. 올해로 설립 2년차에 접어든 비영리단체 멋쟁이사자처럼은 구글 임팩트 챌린지 전후 2배 가량 코딩 교육 수료생이 늘었고, 2017년 5기 교육 프로그램 수료율도 80%로 전년 대비 10% 가량 상승했다.

지난달 27일 구글 임팩트 챌린지 1주년 성과간담회에 참석한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임완수 커뮤니티매핑센터 대표, 정찬필 미래교실네트워크 사무총장, 김다인 플리 대표(사진 왼쪽부터). ⓒ구글코리아

#2. 구글러들의 전문성이 비영리단체에 이식되는 방식은?

구글은 사회공헌팀이 별도로 없다. 다만, 글로벌 차원에서 ‘구글러스 기브(Googlers Giv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단체에서 사회활동을 하면, 매칭 펀드(시간당 10달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연간 20시간까지 유급 휴가도 제공한다.

어떤 방식으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수행할까. 구글에서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사내망을 활용해 프로보노 활동을 하고싶은 구글러들을 모집한다. 이들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프로젝트별로 ‘구글 앰배서더’란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그램에서도 앰배서더 역할을 자처한 구글러들의 역할이 컸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그램에서는 정재훈 구글 정책팀 변호사가 앰배서더로 활동하며 세무 및 법인화 작업 등에서 도움을 줬다. 

지난달 27일,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구글임팩트챌린지 1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비영리단체 대표자 및 구글임팩트챌린지 프로그램 관계자들. ⓒ구글코리아

정찬필 미래교실네트워크 사무총장은 “1년 사이에 온라인 회원이 8000명에서 1만6000여명까지 확장되면서 홈페이지가 서버를 감당하지 못해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구글의 비영리단체 클라우드 지원 프로그램을 연결해줘서 사업이 확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래교실네트워크는 ‘거꾸로교실’ 등 혁신적인 교육방법을 교실 현장에 적용하는 비영리단체로, 지난달 19일 OECD 교육국(Directorate for Education and Skills of the OECD)이 선정하는 21세기 교육 월드리딩스쿨(world’s leading school)로도 선정됐다. 또한 구글의 한 엔지니어는 2개월 동안 플리의 안드로이드 버전의 앱 개발을 도와주기도 했다. ☞구글의 비영리단체 지원 프로그램이 알고싶으시다면?

#3. 구글의 글로벌 브랜드 효과, 비영리단체 성장을 빠르게 돕다 

글로벌한 구글의 인프라와 브랜드는 비영리단체의 성장을 빠르게 돕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사회혁신가를 돕는 비영리단체 루트임팩트는 구글 임팩트 챌린지를 통해 임팩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확장할 수 있었다. 임팩트 커리어는 청년들에게 18주 동안 사회혁신기업에서 인턴십 및 교육을 제공하며, 이후 일자리 매칭까지 연계해주는 HR 프로그램이다.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구글 임팩트 챌린지에 선정되면서 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채용참여사 및 구직자를 찾는 과정이 보다 원활해졌다”고 설명했다. 2017년 4월 시작한 임팩트 커리어 1기에서는 7개 소셜벤처 및 비영리 단체에서 인턴 8명을 채용하였고, 프로그램 종료 후 3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또한 웹 기반 채용지원 서비스 플랫폼 임팩트커리어(impact.career)도 개발했다.

루트임팩트가 개발한 임팩트 커리어 플랫폼. 이미지를 누르시면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시민들이 함께 집단지성을 활용해 구글 맵(Google Map) 등 온라인 지도에 사회적 의미가 담긴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비영리단체 커뮤니티매핑센터의 지난 1년간 성장도 눈에 띈다. 특히 국민대학교에서는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위한 커뮤니티매핑을 대학교 교양 과목으로 선정, 지금까지 5000건에 달하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지난 2년간 한국근육장애인협회와 모은 데이터와 비슷한 수치다. 임완수 커뮤니티매핑센터 대표는 “구글 임팩트 챌린지 선정 이후 장애인 접근성 부분에 대한 정보 업데이트와 시각화의 완성도가 높아졌으며, 앱 개발도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매핑센터의 임완수 박사가 궁금하시다면?

구글 사회공헌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일까.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담당 상무는 “구글 임팩트 챌린지의 지원금은 인건비나 운영비 등 사람이나 단체 역량 강화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특히 신생 비영리단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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