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Recipe & Good] 다문화 요리 레시피④─중국 ‘탕수두부’, 새콤달콤 건강 음식 아이와 함께 만들어요

다울림 강사들이 소개하는 다문화 요리 레시피

 

4탄―중국 ‘탕수두부’

 

다문화 요리 강사 주채홍입니다.

 

탕수두부와 함께 포즈를 취한 주채홍 선생님 ⓒ박혜연 기자

안녕하세요. 중국에서 온 다문화 요리 강사, 주채홍입니다. 중국에서 저는 지린 시(市) 치과병원에서 일했어요. 그러다 28살에 아는 분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한국에 왔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다문화센터에 나가 한국어를 공부했어요. 그러다 2013년, 베트남에서 온 원지연 선생님과 함께 다울림 프로젝트에 지원해 강사로 들어왔지요. 아동요리강사 자격증을 따려고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요리와 한국어를 공부한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한국말을 꽤 잘 한답니다.

 

새콤달콤 맛있는 탕수두부

 

오늘 제가 소개할 요리는 탕수두부예요.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요리죠? 한국의 두부부침과도 비슷한데, 위에 새콤달콤한 양념을 끼얹어서 같이 먹어요. 탕수두부는 중국 식당에서도 많이 파는데, 그냥 먹기도 하고, 반찬으로 밥이랑 먹기도 한답니다. 반죽을 하거나 어려운 절차가 없어 20~30분이면 요리해요.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지요. 

 

주채홍 선생님의 탕수두부 레시피

 

※ 준비물(2인 기준) : 피망, 파프리카 빨간색, 노란색 1개씩, 당근 1/3개(작은 건 1/2개), 두부 한 모, 계란 1개, 마늘 3알, 감자가루, 사과식초(꼭 사과식초!), 설탕, 소금, 케찹

 

1. 두부 한 모를 모서리 2cm 정도로 깍둑썰기 한다

정해진 크기는 없어요. 두부는 각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면 돼요. 수업할 때는 웬만하면 두부를 크게 크게 잘라서 줘요. 그래야 아이들이 직접 더 잘라볼 수 있으니까요. 집에서 만들 땐 잘게 잘라서 요리한답니다.

중국 사람들은 워낙 두부를 좋아하고 많이 먹어요. 단백질도 많고 가격도 저렴한데다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냥 된장에 찍어먹기도 하고, 얼갈이, 무를 넣어 두부탕도 만들어 먹고 두부계란볶음도 자주 해먹죠.

2. 계란 하나를 구운 소금 1꼬집으로 간을 하고 풀어준 뒤, 두부에 계란물을 묻힌다

한국에선 가끔 거품기를 쓰기도 하는데, 중국에서는 무조건 젓가락으로 계란을 풀어요. 워낙 젓가락이 익숙하니깐요. 

한국에 와서 처음부터 요리를 배운 것은 아니에요. 아들에게 만두를 주면서 모양도 내보게 했더니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한국 아이들한테도 이렇게 요리를 가르쳐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요리도 배우고, 문화도 알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아이들에게 맞춰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많이 해보려고 해요. 한국어 선생님께도 레시피를 알려줬더니 아이 도시락에도 요리를 넣어줬다고 해서 뿌듯했어요.

3.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부친다

여기까지는 한국의 두부부침이랑 똑같죠? 보통 탕수두부는 두부를 튀겨서 만드는데, 아이들이 평소에도 튀긴 음식을 많이 먹으니 저는 이렇게 부쳐서 줘요. 부드러워서 아이들이 좋아하기도 하고요. 대신 두부를 튀겨서 만들면 좀 더 바삭바삭하답니다.

수업할 때는 큰 전기 프라이팬을 써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부칠 수도 있고, 혹시 모를 아이들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요. 수업이 있는 날마다 손수레로 들고 다니긴 좀 무겁지만 말이에요.

4. 당근을 잘게 썬다

아이들한테는 당근을 미리 데쳐줘요. 플라스틱 칼을 들고 잘라볼 수 있도록요. 데친 후에 요리하려면, 물을 끓이고 끓기 시작할 때 당근을 넣어준 뒤, 다시 끓기 시작할 때 한 번 뒤집어주고 빼면 돼요.

지금은 요리를 가르치지만 중국에서는 정작 요리를 많이 안했어요. 중국은 남자들이 요리나 집안일을 훨씬 더 잘 한답니다. 

5. 피망, 파프리카는 반으로 갈라 씨를 뺀 뒤, 잘게 잘라준다 

아이들에게는 피망과 파프리카를 반으로 잘라 세로로 길게 썰어주고 더 잘라보게 해요. 겉 부분은 미끄러우니, 안쪽 부분으로 자르도록 해야 하죠. 아이들한테는 끝부분을 예쁘게 다 잘라서 줘요. 끝부분을 못 쓰니까요. 사실 부드러운 부분만 주다보니 재료비가 많이 나오기도 한답니다.

6. 설탕 5스푼식초 5스푼, 감자가루 1스푼, 맛소금 1스푼, 케찹 2스푼으로 양념을 만든다

여기서 팁 하나! 맛소금을 안 넣으면 맛있는 그 맛이 안나요. 중국은 미원을 많이 써서, 맛소금은 무조건 넣는 편이죠. 단맛을 싫어한다면 설탕을 좀 빼도 돼요. 대신 설탕과 식초는 1:1 비율로 넣어주세요.

7. 편으로 썬 마늘을 먼저 볶아 향을 내주다가 나머지 야채를 넣고 볶는다

중국 요리는 이렇게 마늘을 먼저 볶아서 마늘향을 내주는 것이 핵심이랍니다. 

8. 케찹과 만들어둔 소스를 넣고 볶다가 두부를 넣고 더 졸이면 완성!

볶던 야채를 다 덮을 정도로 케찹을 뿌린 뒤 소스를 넣어주세요. 소스를 부은 다음, 남은 그릇에 물을 넣으면 깨끗하게 소스를 넣을 수 있답니다.

두부에 간을 안했으니 야채와 함께 먹어야 해요. 소금을 좀 더 뿌려서 밥 반찬으로 먹어도 맛있고요. 수업할 때는 아이들이 점심을 먹으러가야 하니 밥을 따로 주진 않아요. 먹어보고 자기 스타일대로 알아서 간을 좀 더 하면 돼요.

 

 

주채홍 선생님 ⓒ최서윤

“저에게 다울림은 ‘자신감’이에요. 9월부터는 강사들이 학생들로부터 좀 독립적으로 활동해 보려고 해요. 출강 유치원 관리나 회계관리까지 열심히 학생들에게 배우고 있어요. 언젠가 간판도 달고 사무실도 차려서 사회적기업이 되기를 꿈꾸고 있답니다.”

 

다울림 프로젝트 블로그

※공간 협조 : 하나다문화센터 다린

※일러스트 재능기부 : 최서윤 (국민대 의류디자인학과)

 

청년, 이주여성을 어엿한 ‘선생님’으로 변신시키다

 

Recipe & Good이란?
더나은미래와 다울림 프로젝트가 월 1회 다문화 요리와 그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다울림의 이주여성 강사들이 직접 소개하는 전세계 다채로운 요리들, 각각 레시피 속에 녹아있는 강사들의 특별한 스토리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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