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면 차가 자동으로 운전이 돼요!”
“위험에 빠지면 차가 점프를 해요.”
“안전벨트가 자석이라 붙이는 재미가 있어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동차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장애물 앞에서 허공에 떠있기도 하고, 술에 취한 사람을 태우고 운전자 없이 움직이기도 한다. ‘오!락(樂)실’ 교통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한 초등학생들이 그림으로 그린 ‘안전한’ 자동차들이다.
‘오!락(樂)실’(‘오!즐거운 교실’의 약자)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 프로그램이다. 올해 5월 현대해상과 브레이브팝스컴퍼니(이하 브레이브팝스)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브레이브팝스는 5만여명의 교사가 사용하는 학급 관리 사이트 ‘클래스 123’을 운영하는 소셜벤처다. ‘클래스 123’을 사용하는 교사라면 누구든지 ‘오!락(樂)실’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 재미와 스토리가 있는 안전 교육, 오!락(樂)실
“오!락(樂)실의 핵심이요? 기존 교육처럼 재미없게 하지 말자예요(하하)”
지난달 28일, 성수동 소셜벤처 코워킹 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이용민 브레이브팝스컴퍼니 이사가 웃으며 말했다. 기존의 안전 교육 프로그램은 일방향적인 지식 전달에 그쳤다. 실습이나 활동이 있더라도 이벤트에 그치는 수준. 반면, 오!락(樂)실은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프로그램 중간에 그룹 활동을 포함시킨다.
아이들은 자동차의 안전장치와 올바른 탑승법 등을 배우면서, 그룹별로 토론을 하고 퀴즈도 푼다. ‘오!락(樂)실’ 프로그램의 백미는 안전 발명품 만들기. 아이들은 배운 것을 토대로, 각자가 생각하는 안전한 자동차 또는 자동차 안전장치를 그림으로 그리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다.
◇ 선생님의 부담은 낮추고, 안전교육 효과는 높이고
지난 5월부터 약 2개월 동안 3000여명의 교사가 오!락(樂)실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한 학급에 20명 정도의 학생이 있다고 가정하면, 약 6만여명의 학생들이 안전교육 수업에 참여했다.
교사들의 반응은 어떨까. 브레이브팝스는 200명의 교사에게 프로그램 피드백을 받았다. 이용민 이사는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에 좋다는 피드백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안전교육처럼 꼭 필요하지만 만들기 어려운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선생님들의 부담도 덜어줬다고. 오!락(樂)실 프로그램에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안전 상식도 알려준다.
“아이들은 앞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고가 나면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원인이 됩니다. 앞자리의 에어백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에게 맞춰진 안전장치거든요. 뒷자리에 앉았다면 살 수 있었다는 거죠.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집에 가서 부모님께 오늘 학교에서 이런 것을 배웠고, 이제 앞자리에 앉지 않겠다고 하는 정도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 우리는 선생님을 돕는 교육 회사입니다
브레이브팝스의 목표는 선생님을 돕는 교육 회사가 되는 것. 그것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파는 것에 집중하는 기존의 교육 회사와 다른 점이다. “아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엄마, 아빠가 아니고, 사실은 선생님이잖아요. 교사분들이 수업을 잘 진행할 수 있다면, 그 영향이 아이들에게 간다고 생각해요”
이번 2학기에는 현대해상과 금융 수업 관련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것도 선생님들의 투표로 정해진 것. 이용민 이사는 “금융 지식과 금융 진로 두 가지 안이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더 선호하는 ‘금융 진로교육’을 콘텐츠화하기로 했다”면서 “저학년과 고학년 콘텐츠에 차이를 두지 않았던 안전교육과 달리, 학년별 수준에 맞는 콘텐츠를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굉장히 많은 교육이 학업 지식 위주로 이뤄지지만,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자세와 가치관이 건강하게 만들어져야하지 않을까요? 많은 곳들이 교육에서 지식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는데, 하나 정도는 반대의 가치를 밀어주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해요.”
딸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이용민 이사의 목표다.
하지희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8기)
※이 기사는 하지희 더나은미래 청년기자가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함께 진행하는 공익 에디터 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8기’ 과정을 통해 작성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