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기부 그 후] 여보 제발 먼저 가지마, 80대 노부부가 찾은 희망

◇여보, 제발 먼저 가지마   “아내가 옆에 없으면 나는 못 살아” 어디를 가든 김진수(가명)어르신은 아내의 손을 꼭 붙잡고 다닙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80대 노부부가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을 본 동네 사람들은 ‘잉꼬 부부’라고 부릅니다. 아내는 진수씨의 전부입니다. 그런 아내가 자꾸 길을 잃어버리고, 집에 찾아오지 못합니다. 치매로 의심되지만, 치매 진단을 받기

[기부 그 후] 한 짝의 장화와 한 벌의 우비가 가져다 준 희망

햇빛이 쨍쨍한 날도, 비가 오는 날도 아이들은 걸어서 학교에 갑니다. 3~5km의 거리, 아이의 걸음으로 꼬박 1시간, 왕복 2시간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가는 길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논과 밭, 진흙탕을 걸어 학교에 갑니다. 소작농들로 이뤄진 빈민촌 Llanera Sitio Cabia 필리핀 마을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5월부터 11월까지 필리핀 우기 기간에 쏟아내리는 비는 아이들의 등굣길을

[기부 그 후] 장애인 밴드, 음악으로 세상에 한 걸음 내딛다

96%. 여가생활로 TV를 시청하는 장애인의 비율입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조사한 2014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우 영화감상 및 스포츠 활동 같은 일반적인 여가활동 참여 비율은 10% 미만이라고 합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놀이’라는 권리를 장애인들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적·자폐성 장애인으로 구성된 ‘땡큐락(樂)밴드’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평소에 음악을 좋아하던 장애인들에게 음악으로 같이 놀 수

[기부 그 후]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지영(가명·24)씨는 19살에 엄마가 됐습니다. 올해로 만 3살된 아들 영진(가명)군은 아장아장 걸음을 걷습니다. 아들을 볼때면 지영씨 얼굴엔 미소가 번집니다.  영진이 없이는 못살아요. 안 낳았으면 어쩔 뻔 했나 싶어요. 하지만 엄마가 되는 건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지영양의 부모님은 오래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진군의

[기부 그 후] 철거 직전 건물에서 구조된 10마리 고양이들

“고양이 보호소죠?” 지난 5월 26일, 고양이 보호소를 운영하는 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로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당장 다음주면 철거될 서울 북아현동의 한 건물에 고양이 7마리가 남아있다는 제보였습니다. 약속된 철거 날짜까지는 3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 자정이 넘은 시각, 이 소식을 들은 봉사자들 몇몇이 모여 서둘러 철거지역으로 달려갔습니다. 현장은 상상

[기부 그 후] 따뜻한 가족의 품이 생긴 아이들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이별, 병과 싸우는 아이들   뱃속에서 늘 함께였던 쌍둥이 민하와 민준이는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서 인공호흡기를 달았습니다. 첫째 민하는 뇌에서 출혈이, 둘째 민준이는 심장에 3.5mm의 구멍이 발견됐습니다. 스스로 호흡하기까지 2주가 걸렸습니다. 가족의 품보다는 인큐베이터 안이 익숙했습니다. 쌍둥이 민하와 민준이를 낳은 부모가 친권을 포기하고 떠났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기부 그 후] 우리 동네 대기오염, 우리가 조사해요

뿌옇게 하늘이 뒤덮였습니다. 머리카락 두께의 1/5정도의 아주 작은 미세먼지입니다. 이보다 더 작은 것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릅니다. 현대인들에게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아토비 등의 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죠. 미세먼지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지만, 제대로 된 수치를 알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대기오염측정망이 시민들의 생활공간과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측정망이 사람이 숨

[기부 그 후] “나마쓰테(안녕) 찬드라반!”

지난 7월 인도 전역이 들썩였습니다. 인도 사상 두 번째로 최하층 ‘불가촉천민’ 출신인 대통령이 탄생한 거지요. 최하층 카스트인 ‘하리잔’ 출신인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은 “하루하루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는 모든 국민을 대표하겠다”며 카스트제도 혁파에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카스트제도는 법적으로만 금지됐을 뿐 여전히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있어요. 대부분의 주(州)에서 카스트 증명서를 발급하거나

실버 택배원 4인의 하루, 지하철 노인택배원 동행취재

서울시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2,4,5호선) 한 모퉁이로 쇼핑백과 상자 꾸러미를 손에 든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각자 가져온 종이 가방과 상자를 지역별로 나눠 어깨에 멨다. 이들은 모두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이다. 일명 ‘지하철 노인 택배원’들은 지하철로 간단한 서류,

마음이 아픈 어른 4명 중 1명, 문턱 높은 종합심리검사

어른 4명 중 한 명이 마음이 아픈 시대다.  한국 성인 가운데 연간 470만명의 정신질환 경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우울장애(우울증)를 앓는 사람은 연간 61만명(일년유병률 1.5%)으로 나타났다(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특히 20대 우울증의 증가율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2년 5만2793명에서

10번째 개헌, 시민의 ‘열망’을 담다

시민과 함께 개헌의 장을 만드는 시민단체 ‘바꿈’   “이번 개헌만큼은 국민 모두가 의견을 개진하고 반영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난 11월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UP! 2017 정치페스티벌’ 사회자 김제동은 말했다. 547개 시민·노동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과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는

푸드마켓의 모든 것, 마포 푸드마켓 1, 2호점 일일 동행 르뽀

“파트타임으로 조금 버는데 그걸로 한 달을 살아요. 푸드마켓에 들러서 이것저것 들고 나오면, 2주 동안은 시장을 안 가도 돼요.” 푸드마켓을 이용하고 나오던 임씨 할머니의 말이다. 푸드마켓이란 식품을 기부받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사랑의 나눔장터로, 식품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이 직접 매장에 방문해 원하는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