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작년 예산총액 7500억원… NPO 사업 규모 크게 성장

60년 만에 첫 실시NPO 현황 & 성과 보고서
모금총액, 공동모금회보다 많아…
46%가 개인후원… 독립 사업 역량 갖춰
국내외 활동 자원봉사자 30만여명… 기관직원보다 무려 40배 많은 인력

대한민국이 ‘도움받던 나라’에서 ‘도움주는 나라로’ 발전하는 동안, 한국 비영리민간단체(NPO· Non-Profit Organization)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비영리민간단체가 생겨난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이들의 현황과 성과에 대한 연구가 나왔다. 한국비영리민간단체들의 협의체인 ‘한국NPO공동회의’와 굿네이버스가 공동으로 연구·발표한 “한국 개발복지 NPO의 현황과 성과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는 한국 시민사회의 성숙과 비약적으로 성장한 비영리민간단체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조사대상 252개 기관 중 우편설문에 답한 143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소설가 공지영씨가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아이들과 만나는 모습. 한국의 NPO는 지난 60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며, 전 세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어린이재단 제공
소설가 공지영씨가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아이들과 만나는 모습. 한국의 NPO는 지난 60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며, 전 세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어린이재단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NPO의 지난해 예산 총액은 7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예산의 2.4%에 해당하는 액수다. NPO 예산 총액 중 모금에 의한 예산 규모는 4529억원으로 한국의 대표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총액 3319억원을 웃돌았다.

특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경우 정부의 특별 지원 및 세제혜택을 받기 때문에 기업법인의 모금액(1964억원)이 가장 큰 예산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조사대상 NPO는 회비와 같은 정기적인 개인의 후원(2838억원)과 비정기적인 개인의 후원(655억원)이 전체예산총액의 46.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PO에 대한 정부보조금은 전체 예산 중 24.3%로 이는 정부 보조와 별개로 NPO들이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재량적 역량을 갖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NPO의 재정적인 구성뿐만 아니라 인력 측면에서도 많은 시민의 참여가 있다는 객관적인 분석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참여한 기관의 직원은 총 7574명에 불과했지만 직원들의 업무와 기관의 사업 수행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은 이 수치의 40배에 해당하는 3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9만명은 국내에서, 나머지는 해외에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본 연구의 책임자인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강철희 교수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얼마나 많은 시민이 기부와 자원봉사 등으로 NPO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지 그 규모가 어느 정도 파악됐다”면서 “우리 시민의 위상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NPO는 G20 개최 등을 계기로 우리나라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정부의 노력에도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발복지 NPO의 해외사업과 대북지원사업을 합한 사업비용은 2903억원으로, KOICA(국제협력단)의 2009년 ODA(공적개발원조) 지원실적 3555억원의 81.6%에 달했다. 강철희 교수는 이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아닌 순수한 민간의 노력이 과연 얼마나 다양하고 광범위하며 큰 규모에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켰다”고 평가했다.

한국NPO공동회의굿네이버스_그래픽_NPO_현황_2010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건으로 도마 위에 오른 ‘NPO 투명성’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조사 기관들 중 95%에 해당하는 곳이 사업에 대한 평가와 예산 감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투명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NPO공동회의 이일하 이사장은 “한국 개발복지 NPO가 60년 역사 동안 각기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지만 그 성과와 기여도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NPO 활동이 우리 사회와 국제사회에 기여한 역할과 성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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