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부동산부터 주식까지 나누는 사람들, 고액 넘어 ‘초고액 기부’ 이끄나

증가하는 비현금성 자산 기부

“100억원대 부동산도 기부가 가능하겠습니까?”

지난해 12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로 들어온 문의다. “20억원대 상장 주식도 기부가 가능한가”라는 문의도 있었다. 지난 한 달 사이 사회복지 분야 기부 시장에 한 획을 그을 ‘억’ 소리 나는 금액의 기부 문의가 잇따라 들어온 것.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를 위한 클럽 ‘아너 소사이어티’가 만들어진 지도 7년, 이제는 고액(major) 기부를 넘어 ‘초고액(mega) 기부자들을 위한 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민구 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사무국 펀드레이저(모금전문가)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로부터 ‘1억원 이상을 기부할 의향이 있는 분이 꽤 많은데, 마땅히 기부할 곳이 없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공동모금회에서 2008년 아너 소사이어티를 시작해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의 판을 열었듯, 올해는 초고액 기부자들을 위한 모금상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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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잠재적인 초고액 기부자들의 자산이 건물이나 토지, 주식, 증권 등 ‘비현금성 자산’이라는 것이다. 2013년 KB금융지주 연구소에서 발간한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들의 자산 중 72%가 비현금성, 그중에서도 52%가 부동산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이나 증권, 보험 등의 기부는 개인이 알아서 처리하기엔 법적 절차도 복잡해 기부를 생각했다 해도 선뜻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자산을 기부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공동모금회는 부동산·증권·보험 기부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희망 자산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증여부터 현금화, 세제 혜택까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기부할 수 있게 됐다.

해외는 어떨까. 미국에선 이미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 기부가 기부 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자선단체 ‘기빙(Giving) USA’에 따르면, 부동산·주식 등의 비현금 기부가 1988년 120억달러(약 13조원)에서 2007년엔 620억달러(약 68조원)까지 증가했다.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자산의 금액 가치가 변하는 부동산, 주식 등의 ‘비현금성 자산 기부’는 기부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미국에서는 비현금성 자산을 기부하는 과정의 장애물을 없애는 여러 장치가 마련돼 지속적으로 시장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문의: 아너 소사이어티 사무국

(02-6262-3092)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상담

-희망자산나눔(부동산·증권·보험 기부)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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