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나눔의 기적 수놓은 얼굴들… 다음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아너 소사이어티’ 7년만에 회원 710여명
대다수가 소액 기부로 장기간 기부 활동
다양한 직종·회원 간 네트워킹이 비결

2014년 신규 가입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익명 제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2014년 신규 가입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익명 제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국내 대표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 710명이 됐다(2014년 12월 31일 기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가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의 모임을 창단한 지 딱 7년 만이다. 2008년 6명으로 시작된 회원은 매년 약 2배씩 가파르게 늘어, 7년 동안 100배 이상 덩치가 커졌다. 특히 지난해에만 전체 회원의 약 40%에 달하는 인원(272명)이 가입했다. 비결이 무엇일까. 더나은미래와 공동모금회의 분석 결과 ▲단계별·맞춤형 나눔 플랫폼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간 네트워킹 ▲다양한 직종의 회원 참여 확대 및 홍보 등이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미상_그래픽_기부_아너소사이어티현황_2015

지난 12월 30일, 아너 소사이어티 700호 주인공이 된 정형철(49)씨는 2004년 공동모금회에 기부한 10만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나눔을 늘려왔다. 17년째 제주도 노형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매년 100만~150만원씩 제주도 장애인체육회·공동모금회·모교인 제주 오현고 등에 기부를 이어갔고, 2009년 7월부턴 수익금의 일부를 정기 기부하는 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에도 가입했다. 10년간 꾸준히 나눔을 지속한 구력(球歷) 덕분일까. 지난해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으로부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 권유를 받았을 때도, 정씨는 선뜻 1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강학봉 공동모금회 일반모금사업본부 본부장은 “다수의 회원분이 일시에 고액 기부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액 기부로 시작해서 최소 3년 이상 착한가게 등 정기 기부 캠페인에 꾸준히 참여한 뒤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다”면서 “기존 모금회 누적 기부금을 포함해 5년내 1억원 완납을 약정해도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할 수 있고, 가입 시 300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일시 납부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동모금회는 매년 전체 회원 모임과 지역별 총회를 열고, 지역별 대표를 세워 신규 회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아너 소사이어티 기존 회원의 권유로 신규 가입한 이가 상당수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의 참여가 확대된 것도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지난해 11월, 서울 한성대 경비원인 김방락(67)씨가 1억원을 기부한 직후 한 달 동안 무려 70여명의 신규 회원이 가입했고, 인삼 농사를 짓는 배준식씨가 가입한 시점을 기준으로 회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손기훈 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사무국 펀드레이저(fundraiser·모금전문가)는 “직종별 아너 소사이어티 현황을 보면 농부·식당·수산업 등 자영업에 종사하는 회원 수가 2013년 15명에서 2014년 30명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100%)을 보였다”면서 “평소 기업인, 전문직 종사자가 회원의 대다수를 차지할 거라 생각했다가, 나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이웃들의 고액 기부를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는 신규 회원분이 많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향후 한국의 고액 기부 전망은 밝다. 2008년 19만명이었던 1억 이상 고액 연봉자 수가 현재 41만5000명으로 늘었고, 10억 이상 자산가도 16만명에 달한다. 정무성 숭실사이버대 부총장은 “미국 공동모금회인 유나이티드웨이의 전체 모금액 중 14%가 고액 기부자 모임인 ‘토크빌 소사이어티’에서 나오는데, 이는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기부자들의 모임이다”면서 “우리도 기부자들을 위한 참여형 플랫폼을 강화한다면 잠재적 고액 기부자층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바로잡습니다

▲1월 13일자 D1면 ‘나눔의 기적 수놓은 얼굴들, 다음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기사 중 ‘정무성 숭실사이버대 총장’은 ‘정무성 숭실사이버대 부총장’의 오기이므로 바로잡습니다.

정유진 기자

주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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