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2022 커넥트포럼] ‘지역의 잠재력’ 여성과 청년에서 찾는다

지역 특성에 따라 개발모델·정책 우선순위 달라야
“핵심은 지역에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것”

28일 국내외 소셜 섹터 관계자가 모여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나누고 협력을 모색하는 ‘2022 Connect Forum(이하 커넥트포럼)’이 서울 중구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함께 진행하는 글로벌 포럼으로,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유튜브 ‘나눔채널 공감’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커넥트포럼의 대주제는 ‘지역의 잠재력: How does local potential make an impact?’이다. 지역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구체적인 요소로는 여성과 청년을 지목했다.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지역 소멸을 막고 공동체를 회복할 방안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과 청년들의 활동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이날 환영사에서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지역의 잠재력을 일깨울 때 어떤 성과가 우리 사회에 나오고, 공동체 회복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고찰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며 “지역 상생과 사회혁신을 위해 힘쓰는 여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경험과 아이디어를 통해 우리가 처한 사회문제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 시릴로 세계자원봉사협의회(IAVE) 사무총장은 “지역에서 자신들의 시간, 재능, 에너지를 이용해 주변의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만들고, 공동체의 응집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바로 자원봉사자”라며 “공공과 민간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는 지역의 잠재력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28일 서울 중구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2022 커넥트포럼'에서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역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려면 사람, 공간, 산업 뿐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기업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28일 서울 중구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2022 커넥트포럼’에서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역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려면 사람, 공간, 산업 뿐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기업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경영학회의 중요한 아젠다 중 하나가 지역에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역의 기업과 대학이 어떤 역할을 하고 지역 혁신가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 지금 이 시대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사성어인 ‘근묵자흑 근주자적(近墨者黑 近朱者赤)’을 통해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발명가의 성장 지역에 대한 통계를 살펴보면, 발명가나 발명 활동이 많은 지역에서 성장한 사람이 발명가가 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몇 배 더 높습니다. 그만큼 지역 사회의 생태계와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극단적인 수도권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지역 소멸을 걱정할 정도죠.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려면 지역 특성에 맞게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농산어촌 지역, 소상공인 주도형 지역, 중기업 비중이 높은 지역 등에 따라 개발모델이 달라야하고, 이러한 성장 전략에 따라 정책 지원의 우선 순위도 달라져야 합니다.”

국가 경제의 재도약도 지역발전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걸 사람들의 욕망과 욕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라며 “우리의 발목을 잡는 부정적인 제도나 문화가 있다면 이에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간 국가균형발전에서도 투입과 산출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왔는데, 이제는 지역민과 지역 기업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생태계적 관점으로의 전환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재구 교수는 “지역 발전의 핵심을 세 가지만 꼽자면 ‘자립·자조’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지역 기반’이다”라며 “혁신 생태계는 민간 주도로 해야 성공할 수 있고, 정부는 뒤에서 지역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정책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28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된 '2022 커넥트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역의 혁신 생태계 구축은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28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된 ‘2022 커넥트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역의 혁신 생태계 구축은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포럼 첫 번째 세션인 ‘여성의 일’에서는 김소향 맘쓰랩 대표, 백진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북청년창업사관학교 교수, 김미현 달팽이책방 대표가 패널로 나섰다. 모더레이터는 경북 포항에서 경력보유여성들의 이야기를 계간지로 묶어 내는 정유미 포포포 대표가 맡았다. 김소향 대표는 “가정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엄마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마을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집합된 임팩트로 돌봄공백도 해소하는 전국 마을 곳곳에 생겨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세션은 ‘청년의 자유’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패널로는 제주에서 청년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박정숙 프로젝트그룹 짓다 공동대표, 제주 청년 창업자들의 판로개척을 돕는 유가은 소길별하 본부장, 강원 속초에서 도시재생 복합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최윤성 칠성조선소 대표가 나섰다. 세션2의 모더레이터는 공간디자인을 통해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하는 도시기획 전문가 유다희 공공프리즘 대표가 맡았다.

마지막 세션인 ‘지역이 만드는 미래’에서는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의 진행으로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나영훈 포스코건설 사회공헌그룹장, 정유미 포포포 대표, 유다희 공공프리즘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양승훈 교수는 “지역에는 청년이나 여성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로서의 공간이 우선 필요하고, 그 공간에 들어가더라도 달성해야 할 목표를 내걸기보다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지원해야 지역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라고 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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