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식량·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기후변화, 양극화 등 사회문제는 날로 심화하고 있다. 모든 불평등과 불균형을 바로잡을 기회가 아직 남아있을까.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주최하는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0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로 개최됐다. ‘기회는 누구의 몫인가’라는 큰 주제 아래 여섯 개의 강연이 진행됐다. ▲경영학 ▲심리학 ▲고전문학 ▲농업경제학 ▲경제학 ▲사회학 분야의 학자가 전하는 통찰을 공유한다. |
“2020년 여름을 돌이켜보면 60일 동안 비가 왔습니다. 올해도 폭우로 하룻밤 사이에 강남역이 물에 잠겼고요. 이런 일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기후변화를 자꾸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10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진행된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의 다섯 번째 세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기후와 경제의 관계를 주로 연구하는 전문가다.
이날 정 교수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4D 메가트렌드’를 소개했다. ▲디지털 전환(Digitalization) ▲탈탄소화(Decarbonization) ▲탈중앙집중화(Decentralization) ▲인구 구성의 변화(Demographic change) 등이다. 그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것을 강조했다.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뿐 아니라 기업, 시민이 함께 협력해야 하며 고령화 같은 인구 구성의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때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는 ‘돈’과 ‘기술’을 꼽았다. 정 교수는 “기후금융이 기후위기 대응의 기회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전세계에서 기후 금융에 쓴 돈은 평균 6300억 달러(약 900조원)에 달한다.
기술과 관련해서는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예로 들었다. 그는 중국 정부가 태양광 사업을 국가주도 사업으로 정해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핵심기술 중 하나인 ESS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우리나라가 기후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입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순히 비용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줄이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어떤 새로운 기회가 생겨날 수 있는지 숙고해야 한다”고 했다. 또 “사회문제를 정부나 공공기관 주도로 해결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모든 사람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이 문제 상황을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더나은미래 기자 wonq@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