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제3회 미래지식 포럼] ⑦인구소멸, 우리의 미래일까?

경제·식량·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기후변화, 양극화 등 사회문제는 날로 심화하고 있다. 모든 불평등과 불균형을 바로잡을 기회가 아직 남아있을까.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주최하는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0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로 개최됐다. ‘기회는 누구의 몫인가’라는 큰 주제 아래 여섯 개의 강연이 진행됐다. ▲경영학 ▲심리학 ▲고전문학 ▲농업경제학 ▲경제학 ▲사회학 분야의 학자가 전하는 통찰을 공유한다.

“우리나라 인구 문제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오늘은 인구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아직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해결책은 바로 ‘지역사회’에 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10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여섯 번째 세션에서 ‘인구소멸, 우리의 미래일까?’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10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진행된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서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구소멸 문제의 해결책을 지역사회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10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진행된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서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구소멸 문제의 해결책을 지역사회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이날 신 교수는 한국 사회가 겪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인구 패러독스’라고 진단했다. 기후학자들의 수많은 경고에도 대중들이 일상생활에서 기후변화를 체감할 수 없어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지 않는 상황을 ‘기든스 패러독스’(Giddens’s Paradox)라고 한다. 신 교수는 이에 빗대 “인구 문제에도 역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당장 실감하기 어려워 누구도 깊이 고민하지 않고 해결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인구 문제를 해결할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먼저 스웨덴의 사례를 들어 ‘성평등 민주주의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스웨덴은 1983년 여성 합계출산율이 1.61명으로 매우 낮았지만 1990년에는 2.14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도 1.67명으로 비교적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스웨덴은 여성과 남성이 가정과 일터에서 평등하게 일하고, 아이도 함께 키울 수 있는 성 평등 정책을 펼쳤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 청년 중 남성은 경제적인 이유, 여성은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자녀 갖기를 망설인다”며 “성평등 민주주의 사회가 만들어진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10일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 연사로 나서 "지역사회 주민들이 '돌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10일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 연사로 나서 “지역사회 주민들이 ‘돌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에 인구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15~32세 인구의 수도권 거주 비율이 2019년 기준 52.7%에 이른다”면서 “수도권에 청년 인구가 집중될수록 주거 문제, 일자리 문제 등이 심각해져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청년 여성들이 지역을 떠나 서울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청년이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이 어느 지역에 있는지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신 교수는 “기업 대다수가 수도권에 분포해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국 사회 인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가 제시한 방법은 지역사회 주민들이 ‘돌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신 교수는 “돌봄(Care), 관심(Concern), 관계(Connection)를 뜻하는 ‘3C’가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돌봄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건강한 공동체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기자 100g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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