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국내 동물실험에 동원된 포유동물이 1300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국내 실험동물 사용 현황’ 국정감사 자료를 7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256만 7325마리의 포유동물이 실험에 이용됐다.
사용 목적별로 보면 의약품 등에 쓰인 동물이 1041만6149마리로 가장 많았다. 의료기기(173만4408마리), 식품 등(39만3980마리), 화장품(2만2788마리)이 뒤를 이었다. 특히 식품 분야는 2021년 기준 실험에 쓰인 동물은 10만277마리로, 전년(7만9101마리)대비 26.7%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동물실험을 줄이는 추세다. 지난해 9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35년부터 원칙적으로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제품 독성시험에 쓰이는 동물실험 예산 지원금이 30%가량 줄어들고, 2035년부터 관련 업체들은 사안 별로 청장의 승인 없이 동물 실험 관련 예산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면서 환경보호청은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과학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존스홉킨스대학과 밴더빌트 의료센터 등 5개 기관에 425만 달러(약 6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04년 완성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2009년엔 화장품 원료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했다. 가장 최근엔 EU 시민발의 형식으로 화장품 원료 동물실험 금지정책을 더 강화하자는 취지의 청원이 지난 8월 10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유럽집행위원회가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인순 의원은 “동물실험은 실험동물에게 고통을 준다는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람과 실험동물의 생물학적 차이가 있어 실험 자체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대체 실험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국제사회 흐름에 빠르게 발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기자 100g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