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위스 빙하가 폭염 영향으로 전년 얼음량에 비해 6%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과학원(SCNAT)은 “올해만 3㎦ 규모의 빙하가 녹아내렸다”면서 “재앙적 규모에 해당한다”고 28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전까지 2%만 소실돼도 ‘극한의 양’이 줄어든 것으로 여겨진 것과 비교하면 올해 감소 비율은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과학원은 설명했다.
스위스 북동부 알레치 빙하에서는 올해만 두께 6m가 넘는 얼음층이 녹아내렸다. 동부의 피졸 빙하, 동남부 장크트 모리츠 인근의 코르바치 빙하, 중부의 슈바르츠바흐피른 빙하 등 소규모 빙하는 사실상 사라졌다.
과학원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적설량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흰 눈은 태양빛을 반사해 빙하가 오랫동안 녹지 않도록 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해는 눈이 적게 내렸다. 티치노 지역의 경우 1959년 측정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적은 양을 기록했다. 이마저 빨리 녹았다. 지난 3~5월 아프리카 사하라에서 날아온 먼지가 쌓이면서 눈이 오염됐기 때문이다. 눈은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면서 더 빠르게 사라졌다. 올여름 폭염은 이를 가속했다. 바이스플루호흐에서는 눈이 녹은 날짜가 지난 80년 중 역대 2번째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독일 바이에른과학원도 독일 내 빙하가 모두 녹아 4개밖에 남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과학원은 “남은 얼음도 1~2년 사이 완전히 녹을 것”이라며 “1892년 이후 주기적으로 진행하던 두께 측정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전문가들은 알프스 산맥 빙하가 이번 세기 중반까지는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최근 해빙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마저 담보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