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맞춤형 펨테크 서비스로 여성 건강 지킵니다”

[인터뷰] 이원엽 씽즈 대표

“한국 사회에서 생리를 터놓고 말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여성은 생리와 같은 건강 정보를 엄마 혹은 주변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하기 어려울뿐더러 여성의 생리주기와 생리통은 개인별로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주변인의 추천이 항상 자신에게 맞으리란 법이 없습니다. 펨테크(femtech) 기업 씽즈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7월 27일 서울 마포구 씽즈 서울지사에서 이원엽(40)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아내의 부정출혈(하혈) 때문에 씽즈를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월경장애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여성 건강 제품을 알아봤지만, 아내의 몸에 맞는 제품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문제는 아내뿐 아니라 많은 여성이 맞춤형 제품을 찾기 어려워한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가 창업을 준비하면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리 시작 후 여성이 자신에게 맞는 생리대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5년이었다. 이 대표는 “맞춤형 제품을 찾는데만 평균 60만원의 기회비용이 드는 상황”이라며 “여성이 스스로 건강을 케어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먼슬리씽’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만난 이원엽 씽즈 대표는 “여성이 스스로 건강을 케어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먼슬리씽’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씽즈 제공
지난 7월 27일 만난 이원엽 씽즈 대표는 “여성이 스스로 건강을 케어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먼슬리씽’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씽즈 제공

먼슬리씽은 씽즈의 모바일 앱 서비스로 여성의 생리 예정일을 예측하고, 생리 주기에 맞춰 생리대·청결제 등 여성용품을 정기 배송한다. 앱에는 ‘다이어리’ 서비스도 탑재돼 있다.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생리용품의 종류와 사용량을 다이어리에 기록해 두면 이후에 생리용품을 구매할 때 필요한 수량만큼 주문할 수 있게 된다는 취지다.

인공지능(AI)을 통한 큐레이션 기술로 맞춤형 여성용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이용자가 다이어리에 컨디션·감정, 생리량 등 개인의 생체 정보를 적어놓으면, AI가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이용자가 다이어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빅데이터가 확보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여성 개인의 생체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마스킹처리해서 정보 주체 외에는 열람할 수 없도록 했다.

이러한 맞춤형 서비스로 씽즈의 사업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초기 구성원이 3명뿐이었던 씽즈는 현재 충남에 있는 본사를 포함해 총 20명의 직원과 함께하고 있다. 먼슬리씽 이용자는 13만명이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20억원에 달한다.

정부 부처와 협력 중인 사업도 있다. 씽즈는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와 함께 차상위 계층을 위한 생리대·기저귀 바우처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바우처 이용자는 먼슬리씽에서 검수된 안전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사회투자와 IBK기업은행이 주관하는 ‘IBK창공’ 혁신 창업기업에 선발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올해 중으로 먼슬리씽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 밝혔다. 기존의 AI 추천뿐 아니라 사용자의 참여형 추천을 통해 개인화 서비스를 넘어선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사용자 참여형 추천은 이용자 본인과 비슷한 조건에 있는 다른 이용자의 추천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 대표는 먼슬리씽이 여성의 건강 전반을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생리뿐 아니라 다양한 이슈가 있습니다. 먼슬리씽이 여성의 일상에 자리 잡아 생리 사용량이나 그날의 기분을 일기처럼 기록하면서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한연지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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