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병선 청년의뜰 본부장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쓰이는 말이다. 지난달 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만난 한병선(57) 청년의뜰 본부장은 “신용 불량 위기에 빠진, 소비를 모르고 저축만 하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이 많다”며 “사단법인 ‘청년의뜰’은 이들의 금융·재정관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에 취약한 청년 지원 나서
청년의뜰은 지난 2006년 설립됐다. 한 본부장은 금융 지식이 부족한 청년들을 위해 지난해 TF팀을 꾸려 ‘청년미래은행’을 설립했다. 청년미래은행은 청년이 금융에 대한 자기 기준과 자기 가치관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년미래은행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배워요 ▲모아요 ▲빌려요 ▲나눠요 등이다. 한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배워요’를 꼽았다. 배워요는 교육을 통해 청년의 금융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으로 금융 메이트가 일대일로 청년과 재정상담을 진행한다. 금융 메이트는 청년의뜰에서 교육을 이수한 30~40대로 청년들의 행복한 소비와 건강한 재정관 확립을 위해 소통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현재 20명의 금융 메이트가 활동 중이다. 배워요에 참여한 청년들은 6개월간 매주 15분씩 금융 메이트와 상담, 교육을 진행한다.
‘모아요’는 저축과 성취를 목표로 청년이 월 10만원씩 6개월간 저축하면 청년미래은행에서 40만원의 저축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청년들이 시드머니(Seed Money)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올바른 저축과 소비를 실행하는 습관을 기른다는 취지다.
‘빌려요’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 credit·자활 의지를 갖고 있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소액대출제도)다. 세부적으로 긴급생활자금대출, 미래교육투자금대출, 주거안정자금대출로 나뉜다. 청년들의 신용 불량의 위기를 돕고, 소비습관을 변화시켜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눠요’는 청년의 저축과 대출, 상담, 교육을 위한 기부 프로그램이다.
취약계층도 스스로 자산관리 할 수 있게
한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61명의 청년이 ‘모아요’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지난해에는 25명이 모아요 지원을 받았다. 배워요에는 50명가량, 빌려요에는 22명의 청년이 참여했다.
“소외계층이었던 A씨는 신청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몰랐지만, 청년미래은행에서 교육을 받으며 직접 모은 돈으로 PC를 구입하고 스스로 돈을 관리할 수 있게 됐어요. 청년의 삶이 바뀌는 걸 보니 직접 보니 정말 뿌듯했어요.”
청년미래은행은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후원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지앤엠글로벌문화재단(Grace & Mercy Foundation Korea), 동작신협 여의도지점 등이 대표적인 후원 기관이다.
작년 투자 유치액은 약 1억 9000만원으로 올해는 2억을 넘어섰다. 한 본부장은 “한 해씩 투자 유치 금액을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청년 지원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청년미래은행이 청년들의 건강한 금융·재정관 확립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수빈 청년기자(청세담1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