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기후위기로 극심한 가뭄을 겪는 지역이 전체의 3분의 2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연구 조직인 세계가뭄관측(GDO)은 23일(현지 시각) 보고서를 통해 올해 초부터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가뭄이 이달 초를 기점으로 더욱 악화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GDO는 가뭄 상태를 ‘주의(watch)’ ‘경고(warning)’ ‘경계(alert)’ 등 3단계로 나눠 구분한다. 두 번째로 심한 ‘경고’는 땅이 이미 말라붙은 상태, 가장 심한 ‘경계’는 식물에 악영향이 미치는 상태를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0일 기준 유럽 지역의 가뭄 상태는 47%가 ‘경고’, 17%가 ‘경계’로 분석됐다.
EU 집행위는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유럽 가뭄이 “최소 500년 만에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첫 평가 과정일 뿐이며, 추후 최종 자료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위는 특히 이번 가뭄이 앞으로도 유럽 남부 일부 지역에서 몇달 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지중해 지역에서는 평년보다 더 덥고 건조한 현재 상황이 최소 올해 11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뭄과 이로 인한 산불은 여름철 농작물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 지역의 올해 곡물 수확량은 지난 5년 평균보다 16%, 대두와 해바라기 수확량은 각각 15%, 1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운송과 에너지 부문에 직접적인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라인강은 수위가 낮아져 화물 운송을 줄일 수 밖에 없었고, 용수량이 줄어 수력 발전과 냉각 시스템 가동에도 차질이 생기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악화하는 국가로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12개국이 꼽혔다. 이탈리아 북부, 프랑스 남동부, 헝가리, 루마니아 일부 지역 등 올해 봄부터 가뭄의 영향을 받은 지역은 상황이 가장 악화될 거라 전망했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