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취약 지역의 주민들입니다.”
마리아 구에바라 국경없는의사회 국제본부 국제의료지원 총책임자는 22일 온라인으로 중계된 ‘지구보건 컨퍼런스’에서 기후위기와 인도적 지원 활동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국경없는의사회의 주관으로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기후변화가 보건에 미치는 영향과 지속가능한 인도적 지원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구에바라 총책임자는 최근 인도적 지원 화두로 ‘지구보건’이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보건은 인간이 초래한 자연 생태계 파괴와 그 결과로 초래된 공중보건의 영향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다. 그는 “기후변화가 공중보건에 끼치는 영향에는 수인성 질병의 증가, 식량안보, 매개체 감염 질병, 분쟁·난민 등이 있다”고 했다.
티에리 코펜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총장은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수십년간 전 세계 가장 극심한 인도적 위기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기후위기가 의료보건과 인도적 지원에 미치는 영향을 목격해왔다”고 했다.
이지선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매니저는 기후위기 완화·적응의 대표 사례로 베트남 메콩강 유역의 까마우성에서 진행한 재난위험경감(DRR)·기후변화대응(CCA) 사업을 소개했다. 베트남의 메콩강 유역은 염수 침입, 가뭄, 사이클론 등의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이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10억원 규모의 기금을 투입해 빗물 집수기 설치로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고, 재난피해가구에 생계수단을 제공했다.
브루노 조쿰 기후행동액셀러레이터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사례를 공유했다. 기후행동액셀러레이터(CAA)는 국경없는의사회, 국제적십자위원회 등의 단체에 효율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NGO다. 이들은 세계의료활동연합과 탄소배출 저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계의료활동연합과 같은 의료 인도주의 단체의 경우 주요 활동인 물품 구매, 운송, 건물 에너지 소비 등 온실가스 배출원이 집중돼 있다. 매년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40%가 물류에서 비롯될 정도다. CAA는 ▲항공 운송 줄이기 ▲해상 운송 비중 늘리기 ▲현장에서 차량 물품 운송 방식 전환 ▲구호물품에 친환경 기준 수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을 중심으로 한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세계의료활동연합의 탄소배출량을 최대 85%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은 국경없는의사회 인도적지원 총괄협력관은 “현재 우리가 겪는 많은 문제는 실제로 환경·기후변화와 연계돼 있다”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인도적 위기를 보다 총체적으로 지구라는 행성이 겪는 문제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