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령층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많이 일하면서도 빈곤율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고령층 재취업의 특징 및 요인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OECD 3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고용률 순위는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았다. 생산가능인구로 분류되는 40~44세 고용률(76%)은 조사대상국 중 31위, 45~49세 고용률(78%)은 29위였지만, 65~69세 고용률(48.6%)은 조사대상국 중 2위, 70~74세 고용률(37.1%)은 1위를 기록했다.
한국 고령층의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었다. 2018년 기준으로 66~75세 빈곤율 34.6%, 76세 이상은 55.1%로 모두 조사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부채는 퇴사 후에도 고령층을 노동시장에 머무르게 하는 주된 요인이었다. 부채가 있는 경우 정규직, 비정규직, 자영업자 등 모든 근로형태에서 재취업 확률이 증가했다.
고령층이 재취업하는 일자리의 질은 낮은 상태였다.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연령별 재취업 일자리를 분석한 결과, 퇴사 후 1년 내 재취업 시 25~54세 정규직 재취업률(32.5%)은 비정규직 재취업률(20.8%)보다 높았다. 반면 55~75세는 정규직 재취업률이 9%에 불과해 비정규직 재취업률(23.8%)에 크게 못 미쳤다. 퇴사 후 5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55~74세 중 정규직으로 재취업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11.5%) 꼴이었다. 비정규직은 39.4%로 가장 비율이 높았고, 자영업은 16.7%였다.
재취업에는 성별과 학력, 직업훈련 참여 유무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여성보다는 남성, 고학력일수록 정규직으로 재취업할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업훈련에 참여한 경우, 퇴사 당시 임금근로자로 일한 경우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정규직 재취업 확률은 초대졸 이상일 경우 고졸 이하보다 65.6%, 직업훈련 참여자는 비참여자보다 43% 높았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정규직 재취업 확률이 29.5% 낮았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규직에 대한 고용보호나 비정규직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고용의 유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급·성과급 임금체계로 개편하고, 임금피크제를 확산시키면 중·고령층의 고용 유지,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