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화산·쓰나미 피해’ 통가, 닷새 만에 국제 구호물자 도착

대규모 해저 화산 폭발로 피해를 입은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의 하늘길이 닷새 만에 열리면서 국제사회 지원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은 해저 화산 폭발과 쓰나미가 덮친 통가에 닷새 만에 구호품을 실은 뉴질랜드군 수송기와 호주군 수송기가 푸아모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수송기에는 식료품, 위생 용품, 통신 장비 등 구호물자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공군이 C-130 허큘리스 수송기에 해저 화산 폭발로 피해를 입은 통가 주민을 위한 구호물품을 싣고 있다. 이 구호물품은 당초 이번 주 초에 보내질 예정이었으나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공항 활주로가 두꺼운 화산재로 덮여 있었던 탓에 출발이 지연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뉴질랜드 공군이 C-130 허큘리스 수송기에 해저 화산 폭발로 피해를 입은 통가 주민을 위한 구호물품을 싣고 있다. 이 구호물품은 당초 이번 주 초에 보내질 예정이었으나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공항 활주로가 두꺼운 화산재로 덮여 있었던 탓에 출발이 지연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통가 본섬의 푸아모투 국제공항은 사고 이후 활주로에 쌓인 화산재를 제거하면서 항공기 이착륙 업무를 재개했다. 바닷길도 본섬의 통가타푸항을 재정비해 선박이 정박할 수 있게 했다.

25만 리터의 식수와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할 수 있는 담수화 장치 등 구호 물품을 실은 뉴질랜드 해군 함선 2척도 21일 통가에 도착할 예정이다. 담수화 장치로 하루 7만 리터의 식수를 생산할 수 있다.

호주·뉴질랜드의 지원에 이어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의 긴급 지원금을 승인했다. 일본은 100만 달러(약 11억9000만원)와 식수, 화산재 청소 장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 밝혔다.

현재 통가 주민들은 극심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 이번 재난으로 빗물을 활용한 식수원이 화산재와 쓰나미로 밀려든 바닷물에 오염된 탓이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화산 대폭발로 인해 주택이 붕괴되고 통신이 끊기는 문제도 있지만, 생명과 직결된 식수 부족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남태평양 통가 본섬 통가타푸의 해저 화산 폭발 전(왼쪽)과 후를 비교한 위성사진. 8일(현지 시각) 기준 초록빛이었던 섬은 화산 폭발 후인 17일 화산재로 뒤덮여 잿빛으로 변했다. /AFP 연합뉴스
남태평양 통가 본섬 통가타푸의 해저 화산 폭발 전(왼쪽)과 후를 비교한 위성사진. 8일(현지 시각) 기준 초록빛이었던 섬은 화산 폭발 후인 17일 화산재로 뒤덮여 잿빛으로 변했다. /AFP 연합뉴스

이에 따라 통가 인구 11만명에 식수와 구호품을 전달하려는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통가에서 746km 떨어진 피지에 상주하던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 방수포, 대피소 도구 키트 등 필수 구호품을 제공했다. 케이티 그린우드 IFRC 태평양 대표단장은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식수 오염으로 콜레라나 설사병 등 전염병이 창궐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재난에 대비해 미리 구비해 둔 구호키트로 1200가구를 우선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개발은행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000만 달러(약 120억원) 지원을 논의 중이다. 중국도 항공기로 식수·식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km 해역의 훙가통가-훙가하아파이 해저 화산이 폭발했다. 유엔은 일부 지역에 최대 높이 15m에 달한 쓰나미와 화산재가 덮친 통가에서 국민의 80%가 넘는 8만4000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또 화산 폭발로 인해 망고 섬 등 3개 섬은 거의 모든 건물이 완파돼 당장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 됐다. 통가 외곽의 하아피아제도 주택도 모두 붕괴했고, 통가 본섬 통가타푸의 서해안에서도 주택 56채가 무너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산 폭발로 통가와 외부를 잇는 유일한 광섬유 해저 케이블이 끊어졌다. 케이블 관리회사는 이를 복구해 통신이 재개되는데 최소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