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0대 부자의 자산이 지난해에만 1조 달러(약 1200조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절대 빈곤층은 약 1억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동안 지속하면서 빈부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4일(현지 시각) CNN비즈니스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지난해 세계적 부호의 재산 증식 통계를 보도했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에만 1180억 달러(약 142조원)를 벌었다. 명품기업 루이뷔통 소유주인 버나드 아르노 회장이 627억 달러(약 75조원),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각각 470억 달러(약 57조원)와 450억 달러(약 55조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250억 달러(약 30조원)를 벌어들였다.
CNN비즈니스는 “지난해는 부자들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쉬운 시기였다”고 분석했다.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 인플레이션, 원료 공급망의 혼선 등으로 어수선했지만 최상위 부호들은 크게 영향받지 않았다.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양적 완화 정책을 집행한 덕분에 막대한 금액이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증시가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S&P500 지수는 27%,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9%, 나스닥 지수는 21% 상승했다. 부호들이 소유한 주식 가치가 크게 올랐고, 암호화폐나 부동산 등 다른 자산 평가액도 급등해 초부유층의 금고는 더욱 두둑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 500대 부호의 순자산 총액은 8조4000억 달러(약 193조원)가 넘는다. 미국·중국을 제외한 웬만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보다 큰 규모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에도 500대 부자들은 총 1조8000억 달러(약 2165조원) 규모의 부를 증식했다. 세계불평등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억만장자의 자산 증가 폭은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래 최대치였다.
반면 절대빈곤에 시달리는 인구는 늘었다. 세계은행(WB)은 절대빈곤 인구가 지난해에만 약 1억 명 늘었다고 추산했다. 절대빈곤은 하루 1.9달러(약 2300원)보다 적은 금액으로 살아가는 상태다. 2020년에도 절대빈곤 인구는 9700만명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절대빈곤 인구는 계속 감소 추세이다가 20년 만에 늘었다. CNN비즈니스는 “세계 상위 0.001%가 가져간 천문학적인 이익은 근로자와 임원, 주주 사이의 격차를 더 심화했다”고 전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