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인해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식품체계의 변화가 요구되는 전환의 시대에는 농업·농촌으로 청년 여성을 부르고 있다.
청년기본법상 청년은 만 19~35세 미만이다. 농식품부가 정책 대상으로 삼는 청년은 만 19~39세 미만으로 조금 더 폭넓다. 실제 농촌마을 현장에 가보면 청년은 50대까지 포괄하고 있다. 통계로 따지면 농촌의 청년인구는 전체 농가인구의 약 9%인 20만2000명(여성 8만9000명)이고,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여성청년은 6만6000명 중 2만2000명이다. 청년여성농업인은 절대적으로 희소하다. 이러한 희소성은 청년여성들에게 기회이기도 하지만 어려움이기도 하다.
그간 청년농업인 지원정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청년농업인들의 초기 정착을 위한 청년정착지원금(3년, 100만원 내외)과 정착 이후 기반조성을 위한 청년후계농 제도, 농지임대나 보금자리 주택, 청년농업인 창업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청년여성들에게 녹녹하지 않다.
청년여성농업인들의 좌충우돌 정착기를 들어보면 의견은 공통적이다. 마을에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고, 여성이기 때문에 정책지원 과정에서도 농사의 지속성에 대한 의심을 받는다. 심지어 정책지원을 받아도 땅이나 집을 구할 때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피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나홀로 귀촌한 여성청년들은 사회의 패배자로 의심받거나 결혼하면 지역을 떠날 사람 또는 중매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주거에 대한 안전 역시 이들에게는 큰 고민이다. 또한 결혼, 자녀양육 등 생애주기에 따른 생활여건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청년여성농업인은 농촌을 선택하는 계기도 다양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재능 또한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그들은 농산물을 음식과 연계하거나, 공예나 예술로 만들기도 하고, 농민의 삶 그 자체를 컨텐츠로 보급하기도 한다. 때론 마을 노인들과 함께 마을기업이나 협동조합을 구성하기도 하는 등 농민과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경영하는 농업·농촌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기도 한다.
농업농촌의 대전환의 핵심동력, 청년여성농업인들의 정착과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부족, 생산수단(땅, 농기계 등)의 소유의 어려움, 사회문화적 장벽이라는 삼중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제도적인 장벽만이 아니라 더 높은 사회문화적 장벽을 넘어설 수 있도록 농촌의 성평등 인식증진과 생애주기에 따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기존의 청년농업인에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한 정책추진과 청년여성들의 안전한 정착을 지원하는 안심주거, 농촌 마을의 성평등 교육 확대, 그들의 비빌언덕을 위한 멘토와 체험농장, 네트워크 지원까지 기존 정책에 부가할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적 요구를 반영하여 내년 농식품부에서는 청년여성 일·경험 지원 정책을 신규로 추진할 예정이다.
청년여성농업인은 농업의 미래이고 농촌의 희망이다. 농식품부에서는 농촌의 청년여성이 세대의 차이를 넘어, 성별의 차별을 극복하고, 자부심 있는 농업CEO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 높은 청년농업인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오미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