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⑨현대카드 기업문화팀 서동혁 과장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CSR, 똑같을 필요 없어… 각자 잘하는 것 기부하면 돼”
현대카드 CSR 대표 키워드… 재능기부·자활·자발적 참여
‘드림실현 프로젝트’ 통해 창업 자금 지원해주면서 교육 및 컨설팅에 도움도

현대카드는 정체성이 확실한 기업이다. 고객에게 배타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 즉 ‘남들과 다르다’는 게 핵심 가치다. 디자인·혁신·창의성 등의 어휘가 늘 ‘찰떡궁합’처럼 따라붙는 이유다. 청년들과의 만남은 그래서 특별했다. 지난 16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위즈돔이 주최하는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의 아홉 번째 강연, 서동혁 현대카드 경영지원실 기업문화팀(CSR담당) 과장과의 만남을 위해 대기자만 10명이 넘는 등 강연 전부터 청년들의 호응이 높았다.

지난 16일, 서동혁 현대카드 기업문화팀 과장이 30여명의 청년과 만났다. /주선영 기자
지난 16일, 서동혁 현대카드 기업문화팀 과장이 30여명의 청년과 만났다. /주선영 기자

서동혁 과장은 “현대카드의 CSR을 대표할 수 있는 키워드는 재능 기부와 자활, 그리고 자발적 참여”라고 소개했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기부하자”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 디자인 관련 프로젝트다. ‘서울역 아트쉘터’가 대표적이다. 평범한 공간을 의미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을 받는 것으로, 전문 디자이너를 참여시킨 공공디자인 기부다. 1만1000여권의 디자인 도서, 그 중 3000권의 세계 희귀도서를 소장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서 과장은 “디자인에 관심 있는 분들이 구하기 어려운 책을 볼 수 있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볼 수 있게 한다는 차원에서 이 역시 사회공헌”이라고 말했다.

사회에 흩어져 있는 여러 재능을 찾아 연결하는 것도 현대카드가 추구하는 재능 기부다. 대학생 한 명이 네 명의 고등학생과 매칭해 영어, 수학, 진로교육, 캠퍼스 투어 등을 진행하는 ‘SNU-현대카드 멘토스쿨’,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선물을 CSR 부서로 보내면, 이를 마치 쇼핑몰처럼 재구성해 경매를 진행하고 수익금을 아동 지원금으로 사용하는 ‘해피옥션’ 같은 프로그램도 이에 속한다.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강조하는 것이 바로 ‘자활’이다. ‘드림실현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기업 미소금융재단을 통해 창업 자금을 대주는 동시에, 컨설팅 조직이 따로 투입돼 교육과 컨설팅 지원까지 병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금융업의 역량을 활용한 상권 분석, 디자인 친화적인 기업의 가치를 살린 외관 디자인 컨설팅, 홍보·마케팅 계획 수립, 점포 개선과 모니터링 등 기업 역량이 총동원되는 프로젝트다. 서 과장 개인적으로도 현대카드의 CSR 중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리어카 끌고 행상을 하다가 우리 사업의 지원을 받은 탈북자가 있었어요. 이분 소원이 평양식 두부를 파는 것이었는데, 개인 대출금과 우리 지원금을 합쳐서 안양 산본시장에 ‘콩사랑’이라는 가게를 냈어요. 지금은 하루 매출이 800만원까지 될 때도 있어요. 크게 성공하셨죠. 돈만 빌려줬다면 이분 역시 성공적인 자활에 이르기 힘들었을 거예요.”

문화예술 분야에선 ‘현대카드 뮤직’이 첫손에 꼽히는 CSR 사례다. ‘인디밴드들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현대카드 뮤직에 올린 음원은 협회 부담금 20%를 제외한 80%가 인디밴드의 수익으로 책정되며, 관리비나 시스템 비용은 모두 현대카드가 부담한다. 서 과장은 “실제로 예술을 하는 분들이 살아갈 수 있는 장터를 하나 만들어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 현장에서는 아쉬움도 지적됐다. 작은 홍보물 하나도 일일이 디자인실의 검수를 거쳐야 하는 꼼꼼함과 지나치게 빠른 조직문화 탓에 NGO와 협업에 힘든 면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 과장은 “한국에도 사회에서 유용한 솔루션을 고민하고 창출하는 회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저는 모든 기업이 꼭 특정계층에 CSR을 집중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업은 각자 영역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잘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필요한 곳에 최적화된 사업을 만들고, 그 사업이 사회에서 지속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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