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 20국)의 18세 미만 청소년이 성인보다 전 세계적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 시각) 유엔개발계획(UNDP)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함께 G20 국가 18세 미만 청소년 30만2000여명, 성인 38만7000여명 등 총 68만9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G20 국민 기후 투표(The G20 Peoples’ Climate Vote)’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를 세계적인 비상사태로 간주하는 청소년 응답자 비율은 70%에 달했다. 성인은 65%로 5%p 낮았다. 청소년·성인 간 인식의 폭이 가장 큰 국가는 호주와 미국으로 두 나라 모두 10%p 차이가 났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청소년보다 성인이 기후위기를 비상사태로 보는 비율이 각각 2%p, 1%p 더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 청소년의 긍정 응답률이 성인보다 1%p 더 높았다. 캐시 플린 UNDP 기후변화전략 고문은 “미국이나 호주와 같이 극심한 산불이나 무더위 같은 기후재해를 겪는 지역에서 세대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국민의 기후위기 인식 수준은 영국과 이탈리아가 가장 높았다.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기후변화를 세계적인 비상사태로 인식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1%에 달했다. 일본은 79%의 응답률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한국은 74%로 집계됐다.
반면 남아메리카 지역의 기후위기 인식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G20 중 아르헨티나가 긍정 응답률 58%로 가장 낮았고, 멕시코와 브라질도 각각 63%, 64%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G20 국민이 가장 지지하는 환경 정책으로는 ‘산림·토지 보존’이 꼽혔다. 청소년과 성인 두 집단에서 각각 59%, 56%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태양열·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은 청소년 57%, 성인 54%의 지지를 받았다. 스티븐 피셔 옥스퍼드대학 교수는 “G20 청소년들은 정부로부터 광범위한 정책 대응을 원한다”며 “기후 인식을 가진 청소년들이 나이가 들어 유권자가 됐을 때 그 기대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