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약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감축 목표보다 14%p 정도 높다.
8일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기존 2018년 대비 약 26.3% 감축에서 40% 감축으로 대폭 상향하는 대안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과 지난 8월 통과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의 입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전환, 산업, 수송, 건물 등 부문별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안도 제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순서로 각 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살펴보면, 전환 부문 2018년 대비 온실가스 감축률은 기존 약 28.5%에서 약 44.4%로 상향됐다. 이어 산업 부문은 6.4%에서 14.5%, 건물 부문 19.5%에서 32.8%, 수송 부문 28.1%에서 37.8%, 농축수산 부문 21.6%에서 25.9%, 폐기물 부문 35.6%에서 46.8%로 각각 상향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주요 수단으로는 전환 부문에서 ▲석탄 발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제시했다. 산업 부문에서는 기술 개발 등을 통한 ▲ 에너지 효율화 ▲연료·원료 전환 등을 꼽았다. 이 밖에도 건물 내 이용 에너지 효율 향상, 무공해차 보급, 저탄소 농수산업 확대, 재활용 확대 등을 감축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번 상향안에는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서 ▲산림 활용 ▲도시 숲·연안습지 등 신규 탄소흡수원 확보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CCUS) 확산 등의 방법으로 약 3700만tCO₂eq의 온실가스를 흡수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또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수행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으로 계산하는 방법으로 3510만tCO₂eq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이는 1620만tCO₂eq이었던 기존 국외 감축량보다 약 1890만tCO₂eq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는 이날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해 산업·노동·시민사회·청년·교육 등 각계 협회, 단체의 의견을 수렴한다. 오는 18일 2050탄소중립위원회 전체회의에서 NDC 상향안을 심의·의결하고 이후 국무회의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국외에서 감축하는 양을 크게 늘려 국내 배출량 감축 면에서는 기존 시나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국내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 대신 해외 배출량 감축에 기대고 있다”며 “OECD 가입국들이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모두 폐쇄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권고에도 이번 방안은 2030년 석탄발전의 비중을 21.8%나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은 “감축 효과가 불확실한 CCUS와 해외감축 등은 시나리오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