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아프간인 434명의 체류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25일 법무부는 브리핑을 열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의한 아프가니스탄 정국 혼란으로 아프간인들의 탈출이 지속하는 가운데 현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국내 체류 중인 아프간인을 대상으로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체류 기간이 연장되는 아프간인은 434명이다. 이들 중에는 졸업, 연수종료 등으로 학업 활동이 끝난 유학생과 단기 방문자, 체류 기간을 넘긴 미등록 외국인 72명도 포함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남은 체류 기간이 6개월 미만인 아프간인은 169명, 1년 미만은 103명이다.
법무부는 “체류 기간 연장이 어려워 기한 내 출국해야 하는 아프간인이 국내 체류를 희망하는 경우 국내 거주지, 연락처 등 신원파악 후 특별체류자격으로 국내 체류와 취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또 미등록 외국인에 대해서는 “강제 출국을 지양하고 아프가니스탄 정세가 안정되면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내 연고자가 없는 경우나 형사 범죄자 등은 보호조치한다”고 했다.
이번 특별체류 조치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아프간 현지 정국 혼란으로 귀국이 불가능한 국내 체류 아프간인들에 대한 인도적인 배려 차원”이라며 “인도적 특별체류 허가 시 실태조사를 강화하는 등 국민의 안전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난민 인권단체에서는 이번 정부의 발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국내 난민옹호단체 모임인 난민인권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국내 거주 아프간인들에 대한 조치는 정부가 준수해야 하는 법적 의무에 의한 것이지 법무부가 임의로 베푸는 시혜적 조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법무부가 부여하려고 하는 ‘인도적 특별체류’ 지위는 난민법에 따른 ‘인도적 체류 허가’와는 명백히 다른 지위”라며 “국내 체류 아프간인들에게 난민 지위에 따르는 인도적 체류허가가 부여돼야 한다”고 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