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아동이 복지시설에서 머물 수 있는 기간이 6년 늘어난다. 자립수당·정착금 상향 등 자립 지원도 확대된다.
13일 정부는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를 통해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아동복지시설에서 퇴소하는 연령을 현행 만 18세에서 24세로 연장하고, 현재 보호종료 이후 지급하는 월 30만원의 자립수당 지급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번 지원강화 방안에는 자립정착금 상향, 대학진학·취업 지원 등도 담겼다.
그간 보호종료아동이 자립을 준비할 겨를도 없이 시설에서 나오게 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호종료 1년 미만인 경우 약 60%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호종료아동들은 일반 가정에서 자란 청년들보다 월평균 임금이 약 51만원 낮고, 실업률은 약 6.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정부는 보호종료아동의 퇴소 연령을 높이면서 대학진학, 취업 준비 등으로 시설 밖에서 생활하는 아동에게 생계급여를 직접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법정대리인 부재로 휴대전화나 통장도 만들지 못하는 보육원 아동들을 위해 법원의 친권 상실 사유를 구체화하고 공공후견인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보호종료아동의 소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립수당과 자산형성사업도 강화한다. 보호종료아동의 자산 형성을 위해 마련된 디딤씨앗통장의 정부 지원한도도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린다. 아동이 시설에서 나올 때 받는 자립정착금은 현행 500만원에서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만 운영하던 자립지원전담기관은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하고 2022년부터 자립지원 전담인력도 120명을 충원한다. 전담인력은 보호종료아동을 주기적으로 만나 생활·주거·진로·취업 등 상담과 자립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또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LH 임대주택을 2022년까지 2000호 공급을 완료할 예정이고 셰어하우스 등 주거형태도 다양화한다. 시설 밖에서 거주하는 보호연장아동도 임대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게 된다. 국가장학금 우선 선발, 국민취업지원제도 우선 지원 등으로 대학 진학과 취업의 기회를 넓혀줄 계획이다. 이 밖에도 심리상담, 멘토링 등을 통해 보호종료아동의 심리 지원도 병행한다.
정부는 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아동복지법 시행령도 개정할 예정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보호종료아동이 같은 세대와 공평한 삶의 출발기회를 부여받아 실질적 자립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보호종료아동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자립할 수 있도록 국가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든든한 울타리가 돼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