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장애인 중 18.2%는 돌봄서비스 중단을 겪었고,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가 비장애인보다 더 크게 악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국립재활원의 ‘장애인의 코로나19 경험과 문제점’ 연구 결과를 지난 24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취약한 장애인의 건강, 일상생활 등에 미치는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장애인 2454명과 비장애인 999명을 비교·조사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건강 문제가 생기거나 건강이 악화했다고 답한 장애인 비율은 14.7%로, 비장애인(9.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은 비장애인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 문제로 진료를 받은 비율을 보면 비장애인은 52.5%에 달했지만, 장애인은 이보다 15%p 낮은 36.8%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 피해도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크게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걱정된다는 답변은 장애인(79.5%)이 비장애인(75.1%)보다 높았다. 특히 ‘많이 걱정된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41.6%로 비장애인의 응답률 19.1%의 2배가 넘어갔다. 또 외로움, 불안, 우울감을 ‘매우 많이 느낌’으로 답한 비율은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1.9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도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많이 하락했다. 코로나19 이전에 조사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매우 불만족’이라 응답한 비율도 장애인이 3.5배, 비장애인이 2.1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전·후 삶의 만족도가 감소한 비율은 장애인(44.0%)이 비장애인(34.6%)보다 1.3배 높았다.
호승희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건강보건연구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장애인은 건강문제 악화, 우울감 등을 겪으며 삶의 만족도가 크게 감소했다”며 “감염병 시대의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해 자가관리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