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G 서울정상회의 개최를 열흘 앞둔 20일, 국제사회와 민관이 탄소중립 전략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국제사회는 한국 정부를 향해 ‘아시아 녹색성장 주도’를 주문했고, 이에 정부는 적극적 지원을 약속하며 화답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탄소중립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위한 녹색전환 이행과 협력 전략’을 주제로 국제 세미나가 열렸다. 국회기후변화포럼, 외교부, 환경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다자환경정상회 P4G에 대한 국내외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P4G는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를 뜻하는 글로벌 민관 협의체다. 한국을 비롯해 덴마크, 남아공,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대륙별 주요 12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SDGs를 연계한 전 세계 대응 과제(1세션)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민관협력 확대 강화 방안(2세션)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 최종문 외교부 2차관, 국회기후변화포럼 대표 의원인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각국의 주한대사 등이 함께했다. GGGI 이사회 의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영상을 통해 각각 환영사와 축사를 보냈다.
유의동 의원은 개회사에서 “국제사회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파리협정이라는 두 가지 수레바퀴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애 장관은 축사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포용 사회를 추구하는 지속가능발전의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세션에 돌입하자 각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에 ‘아시아 녹색성장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주문했다. 1세션에서 프랭크 라이스베르만 GGGI 사무총장은 “한국이 2030년까지 50% 감축을 할 수 있다면 한국이 아시아에서 주도적 역할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아시아에 녹색성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민간 투자를 견인할 수 있을지, 개발도상국에 어떠한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기후행동이 실질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기후정상회의에서 “한국은 2030년 NDC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헬렌 마운트포드 세계자원연구소(WRI) 부소장은 “전 세계가 2030년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는데, 특히 ‘석탄금융’을 중단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한국은 동남아시아를 지원하며 석탄발전소 폐쇄 움직임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 해야 한다”고 했다.
2세션에서는 ‘당진형 지속가능발전’이 한국의 지속가능발전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충남 당진은 국내 최대규모의 화력발전단지와 철강단지가 입주해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와 인접해 있는 당진산업단지도 있다. 이에 국내 최고의 온실가스 배출지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당진시는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사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상향식 거버넌스체제 구축을 노력해 왔다.
이날 김홍장 당진시장은 “중앙집중 수동적 지방정부의 행태를 철저히 반성하고 상향식 거버넌스를 통해 지방정부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주도력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면서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문제는 불평등 극복이라는 대원칙에서 접근해야 하며, 사회 전 분야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 없이 산업 분야로만 한정한다면 시행착오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준혁 더나은미래 기자 pressc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