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브라우니·뽀로로·곤… 인기 많은 너희들, 선행도 부탁해

캐릭터 홍보대사
아이들 위한 캐릭터로 친근하게 부담 없이 접근 어린이 대상으로 하는 나눔교육 등에서 활약
캐릭터 로열티 안 받고 파트너십 유지하며 활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캐릭터 홍보대사‘브라우니’. /조선일보DB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캐릭터 홍보대사‘브라우니’. /조선일보DB

“자~ 여러분. 뽀로로가 동전을 들고 있는 모습 보이죠? 옆에 있는 주황색 우물처럼 생긴 저금통 안에 동전을 넣으면 물이 필요한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우물을 만들어 줄 수 있답니다.”

기아대책 모금개발팀 이영민 간사의 말에, 아이들이 하나, 둘 고사리 같은 손을 내밀어 동전을 넣는다. 이 간사는 “아이들이 뽀로로 기아(飢餓)지도에 도와주고 싶은 나라와 식량·학교·의료 등 구호분야를 선택해 스티커를 붙이면 긴급구호활동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집·유치원을 다니면서 뽀로로 영상을 통해 위생교육, 편식예방교육 등 ‘건강나눔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1년 동안 300곳을 넘게 다닐 정도로 호응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 2013(이하 캐릭터 페어)’ 행사에는 150여개의 캐릭터·엔터테인먼트·게임 업체 등이 참여했다. 5일간의 행사기간 동안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 KBS 개그콘서트의 유명인사 ‘브라우니’, 대원미디어의 대표 캐릭터 ‘곤(Gon)’ 등 인기 캐릭터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올해는 뽀로로 소속사인 아이코닉스와 대원미디어가 행사장 부스의 한 공간을 기아대책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희망브리지)에 제공했다. 그 이유는 바로 뽀로로와 곤이 이 두 단체의 홍보대사이기 때문.

비영리단체(NGO) 중에는 이처럼 인기 캐릭터를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경우도 많다. 뽀로로는 기아대책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 브라우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 곤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희망브리지)의 홍보대사다.

비영리단체들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나눔교육을 진행할 때 특히 캐릭터 홍보대사들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이재단 김유성 마케팅본부장은 “뽀로로 인형탈을 쓰고 행사를 진행하면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먼저 막 달려온다”고 했다. 공동모금회 홍보실 정현주 대리도 “지난해 연말 ‘브라우니도 기부를 한다’는 웹포스터를 만들어 기부이벤트를 실시했는데 이전보다 참여자가 6~7배가량 늘었다”며 “경품선물로도 아이패드보다 브라우니가 더 인기있다”고 말했다.

기아대책, 어린이재단의 캐릭터 홍보대사 '뽀로로'. /기아대책 제공
기아대책, 어린이재단의 캐릭터 홍보대사 ‘뽀로로’. /기아대책 제공

뽀로로의 로열티는 매년 100억여원에 달한다. 전 세계 1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5조7000억원의 경제적 효과, 8000억원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반면, 기아대책과 어린이재단은 로열티를 한 푼도 지불하지 않는다. 희망브리지도 무료로 ‘곤’을 사용할 수 있다. 희망브리지 대외협력팀 최미현 간사는 “대원미디어 측에서 먼저 캐릭터 페어에서 부스를 만들어 캠페인을 진행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다”면서 “지난 3월부터 캐릭터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등의 활동도 하고 있다”고 했다. 브라우니의 소속사 타조 측도 지난 연말, 인형 판매수익의 일부인 1000만원을 기부했다.

아이코닉스의 뽀로로와 기아대책이 파트너십을 맺은 지는 벌써 9년째다. 기아대책 이요셉 마케팅본부장은 “온라인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캐릭터 홍보대사 섭외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아이코닉스의 김종세 상무는 “뽀로로가 유명세를 타면서 많은 비영리단체가 홍보대사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모든 단체에 무한정으로 캐릭터 사용을 지원하는 것은 무리지만 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단체를 비롯한 몇몇 곳과 함께 파트너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을 하는 만큼 혜택 또한 아이들에게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영리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하 기자

문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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