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40개국 정상이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정상회의를 열고 기존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22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한국, 중국, 러시아 등 40개국 정상들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주요국 정상들은 2050년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맞추는 탄소중립 목표를 다시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보다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제시된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 감축’의 두 배 수준이다. 개막 연설 후 첫 연설자로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더불어 세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국과 협력 의사를 밝혔다. 중국과 미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1·2위 국가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며 “2050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유엔에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24.4% 감축’ 목표를 제출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 중단 방침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신규 해외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 지원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출범 후 국내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허가를 전면 중단하고,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 10기를 조기 폐지해 석탄 화력발전을 과감히 감축했다”며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최소 55% 감축한다는 입장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이 기후정치에서 협력하기 위해 되돌아온 것을 보게 돼 기쁘다”고 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일본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보다 46% 줄이겠다고 밝혔다. 기존 26% 감축 목표에서 크게 상향 조정됐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