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
복지 사각지대 놓인 위기가정 긴급 구제
올해는 학대 피해 아동 보호 ‘쉼터’ 초점
병원 진료·학습비, 쉼터 보조 인력 지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계층에 현금을 긴급 지원하는 ‘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이 학대 피해 아동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3년간 60억원을 지원한 1차 사업에 이어 올해 5월부터 시작하는 2차 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에 3년간 총 66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번 2차 사업에서는 최근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학대 피해 아동을 위기 가정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예산도 10% 증액했다. 구체적으로는 생계비·의료비 등 지원에 연 12억원씩 총 36억원을 투입하고, 학대 피해 아동 지원에 연간 10억원씩 총 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위기가정에 ‘학대 피해 아동’ 포함… 3년간 66억원 투입
굿네이버스와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신한 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은 취약 계층을 지원해왔다. 연 20억원씩 총 6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이다. 매주 약 50가구의 위기가정을 발굴해 ▲생계주거비 ▲의료비 ▲교육 양육비 ▲학대피해지원비 ▲재해·재난구호비 등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위기가정 발굴에는 전국 복지 기관 582곳의 전문 인력이 투입돼 지원 대상자의 위기 정도와 법정 지원 여부, 자립 가능성 등을 따져 긴급 지원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지원 대상에 현행 복지 시스템상으로 구제받기 어려운 특수 고용 노동자, 이주민 등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굿네이버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이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가구는 3117가구다. 지원 대상자로는 약 9700명이 생계 주거비, 교육 양육비, 의료비 등을 지원받았다. 위기가정 재기지원 1차 사업은 오는 4월 마무리된다.
올해 시작되는 2차 사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학대 피해 아동 치료·보호를 위한 쉼터 지원이다. 현재 가정에서 분리된 아이들이 머무는 쉼터는 전국에 76곳에 불과하다. 지난달 19일 정부는 ‘아동 학대 대응 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안에 쉼터를 29곳 늘리기로 했지만, 한 해 3만건 이상 발생하는 아동 학대 사건을 감당하기엔 부족한 숫자다. 이 때문에 올해 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은 응급 보호 조치한 학대 피해 아동과 아이들이 머무는 쉼터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아이들에게는 병원 진료나 심리 검사 등 의료 지원이 이뤄진다. 보호 기간에 학습과 예체능 활동을 위한 지원금도 마련된다. 쉼터에 머물다 원가정으로 복귀가 필요한 경우에는 보호자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심리 치료를 지원한다.
인력난을 겪는 쉼터에는 보조 인력을 지원한다. 지역 쉼터와 사회적기업·자활센터 등을 연결해 아이들의 식사와 간식을 책임지는 취사 인력을 매일 4시간 지원하도록 할 예정이다. 쉼터에 처음 들어온 아이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쉼터 보육사와 기존 아동 간 유대를 증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아이들의 학대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원가정으로 안전하게 복귀하는 데 필요한 것을 우선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쉼터에 대한 직접 지원을 통해 보육 교사가 업무에 소진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위기가정 사회 복귀, 복지 지출 비용 줄인다
위기가정 지원은 신속한 판단과 현금 지원이 필수다. 전문가들도 긴급 구제에 금융 지원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이용우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민간 차원의 금융 지원은 기존 복지 시스템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점들을 해소하고 위기가정을 빠르게 사회로 복귀시켜 사회 전체의 복지 지출 비용도 줄일 수 있다”면서 “다만 언제든 사업이 종료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위기가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취약 계층을 위한 다양한 금융 지원과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신한은행은 임직원 기부 프로그램 ‘사랑의 클릭’을 통해 아동·청소년 관련 지원으로 약 9억원을 기부했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저소득 가정과 위기가정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 기부금 1억원을 내놓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낸 진옥동 행장은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정했으며, 기부금은 열악한 학습·주거 환경에 처한 아동과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가정의 경제적 지원을 위해 사용됐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한 사람의 나눔은 작은 씨앗일 뿐이지만 씨앗이 자라 열매를 맺어 많은 이에게 전해지는 상생의 순환이 일어난다면 그보다 큰 수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신한카드에서는 아동 정책 제안 캠페인에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아동·청소년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19 장기화로 결식 위기에 놓인 아동을 대상으로 지역 반찬 가게와 연계한 취약 계층 식사를 지원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 사업에 매년 3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지속적인 지원을 실천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을 통한 사회적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