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석탄발전소 투자에 실망한 네덜란드 연기금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고 1일(현지 시각) 밝혔다.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그간 한전에 지속적으로 석탄발전소 투자 철회를 요구해왔다. 이를 이유로 지난 2017년부터 한전 지분을 조금씩 팔아왔고, 최근 한전에 투자한 모든 자금을 회수했다. APG는 한때 한전 지분을 약 7%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 중 하나였다. 이날 APG는 한전을 포함한 전 세계에 석탄발전소를 짓는 8개 회사의 지분도 매각했다고 밝혔다. 박유경 APG 이사는 “한전 경영진에 편지도 보내고, 시민단체와 연계해 운동도 하고 미디어를 통해 압박도 했다”며 “다른 투자자들과 연계해 정부에도 압력을 넣었지만 소용없었다”고 밝혔다. APG가 운용하는 자금 규모는 5730억 유로(약 768조원)다.
한전은 투자사들의 압박에도 지난해 10월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석탄발전소 자바 9·10호기 건설도 강행했다.
APG는 자금운용을 맡긴 기관들에 한전 지분을 팔도록 요구했고, 한전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서도 일절 투자하지 않도록 결정했다. 박유경 APG 이사는 “한국 정부는 한전 지분 51%를 가진 대주주로서 석탄발전소 추가 건설에 책임이 있다”며 “지난해 말 선언한 ‘2050년 탄소 중립’ 선언과 모순되는 행태를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