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기고] “해외 이웃과 상생하는 우리나라 NGO 기대해”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줄었지만해외 아동 후원 늘어나…
동정심 유발보단 최빈국 이해 돕고국제사회 목표에 맞춰 움직여야”

지난번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는 불과 10여년 전 IMF에 놀란 우리 국민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무섭게 오르던 환율, 싸늘하게 식어가던 경기, 그리고 구조조정과 청년실업이라는 단어. 국제사회에서는 큰 나라의 똑똑한 사람들이 일으킨 금융위기가 최빈국 국민을 더욱 파리 목숨으로 만들었다는 말이 정설로 돼 있다. 선진국의 경제위기는 환율과 곡물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라 가난한 나라를 돕는 손길도 오그라들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모금이 훨씬 더 잘됐다. 학교나 병원을 척 하니 지을 수 있었던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줄었는지 몰라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액 기부는 늘었다. 또 월 3만원씩 지속적으로 해외 아동을 후원하겠다는 회원도 눈에 띄게 늘었다. 그 바람에 우리 NGO들이 이제는 다른 나라를 본격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돈을 받아왔던 국제본부로부터 새로운 기부자로 주목을 받는가 하면 큰 목소리도 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백년도 안 되는 세월 동안 나라도 빼앗겨봤고, 내전도 겪었으며, 지독한 가난도 겪었다. 지금 지구상에서 최고로 어려운 나라들이 겪고 있는 모든 고난을 다 겪어봤으며 또 벗어나기까지 했다.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우리 국민은, 아마 국제사회가 합의한 MDGs를 안다면 더욱 마음을 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1인이 당장 굶어 죽어가는 어린이와 산모의 목숨을 구하는데 내는 돈은 약 2500원 정도다. 이 액수는 국제 사회가 권고한 금액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우리 국민의 따뜻한 마음과 관심을 올바른 방향으로 모을 수 있도록 우리 NGO가 노력해야 한다. 선정적으로 동정심만을 유발하기보다는, 최빈국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또 열정과 시간에 쫓겨 독불장군식 사업을 하기보다는, UN이나 국제사회가 함께 세운 목표와 방법에 맞춰 움직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이 수백년 동안이나 시행착오와 협의를 통해 이룩해놓은 결과를 먼저 공부해야 할 것이다. 한시바삐 전문가들을 길러 세계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아 땀 흘리는 우리나라 NGO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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