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키워드 브리핑] ‘프롭테크’

[키워드 브리핑] ‘프롭테크’

부동산+최첨단 기술=프롭테크… 도시 주거난 해결책 찾고, 노후 주택 정비 기획하기도

영국의 프롭테크 스타트업 ‘스카이룸’은 빅데이터와 3D 모델링 기술로 런던 시내 건물 옥상에 조립식 주택을 지어 주거난을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중이다. ⓒ스카이룸

프롭테크(Proptech)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을 부동산 개발·중개·관리 서비스 등에 접목한 것을 가리킨다. 데이터를 분석해 부동산 가치 평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VR 기술로 부동산 물건을 원격 방문·관리하는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프롭테크 사례다.

프롭테크 시장이 커지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런던 북부 클러큰웰 지역에는 영국 토지등기소(HMLR)와 국립지리원(OS)이 운영하는 ‘지오베이션 허브(Geovation Hub)’라는 스타트업 공유 사무실이 있다.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 대부분이 부동산에 관련된 문제를 IT 기술로 해결하는 프롭테크 기업들이다. 토지등기소와 국립지리원은 이들 기업에 사무 공간뿐만 아니라 최대 2만파운드(약 3000만원)의 보조금과 전문가 멘토링, 경영·마케팅 컨설팅도 지원한다. 두 공공기관이 이처럼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는 이유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영국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오베이션 허브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 ‘퀄리스플로(Qualis Flow)’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머신러닝 기술 등을 적용해 부동산 개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영향을 예측·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공사 현장을 실시간으로 원격 모니터링한 뒤, 축적한 데이터를 시각화해 환경오염과 이웃들에게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퀄리스플로의 목표다. 도시 주거난을 해결하는 데도 첨단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된다. 런던 기반 프롭테크 스타트업 ‘스카이룸(Skyroom)’은 지리 공간 데이터를 분석해 런던 시내 건물의 개발 가능한 옥상을 찾아내고 여기에 조립식 주택을 짓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 중이다. 스카이룸은 기존 건물의 옥상을 활용하면 런던에 최대 63만 채의 새집을 지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건물 에너지 소비를 절약하는 설루션 개발에도 프롭테크가 활약하고 있다. 미국 프롭테크 기업 ‘버디그리스(Verdigris)’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첨단 센서 장치와 인공지능 기반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로 산업 시설이나 사무용 빌딩 등의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막는다. 스위스의 건물 자동화 시스템 전문 기업 ‘이스마트(eSmart)’가 개발한 건물 관리 앱은 최근 취리히의 친환경 주거단지 ‘그린시티 취리히’에 도입됐다. 그린시티 주민들은 이스마트의 앱으로 전력 소비량과 재생 에너지 발전량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한다.

국내에서는 노후·불량 주택 정비사업에 프롭테크가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건축 설계 기반 프롭테크 기업 ‘스페이스워크’는 서울 시내 노후·불량 주택 지역을 데이터화해 공개하고 개발 사업의 타당성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스페이스워크의 프로그램은 서울주택도시공사, 경기도시공사,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 등 공공기관에서 주택 정비·개발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쓰이고 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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