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기후변화 대응 나선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사업 기지개 편다

[SEED 프로젝트 – ­더나은미래 공동 캠페인]
친환경, 모두를 위한 투자 (上) 친환경 투자 해외 트렌드

“우리가 강력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높고 뜨거워진 해수면, 가뭄과 홍수 등이 전 세계 사람들의 이주와 분쟁, 기아로 이어질 막대한 혼란을 일으킬 것입니다(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국회 연설 보기

지난 2015년 세계 1, 2위 탄소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에 백기를 들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나란히 서명함으로써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기로 한 것. 파리협정의 전신인 ‘교토의정서'(1997년)에는 끝내 참여하지 않았던 데 비하면 큰 변화다. 양국은 ‘미·중 정상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파리협정에 전 세계 195개국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파리협정은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1.5~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유지하자는 내용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 탄소 저감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중국의 행보는 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파리협정을 통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5% 줄인다’는 목표를 천명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국가적 목표인 13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중국의 산업과 에너지구조를 친환경화하고, 탄소 배출권 거래를 시작하는 등 녹색개발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전면 개장한 중국의 탄소배출권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연간 거래량만 약 30억t에 달한다. 중국은 지난해 석탄 발전소 100개를 짓겠다던 종전의 건설 계획을 폐기하는가 하면, 2020년까지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약 400조원(약 3610억달러)을 투입하겠다는 자금 지원 계획도 내놨다.

지난 2016년, 정상회담을 갖고 파리기후협정을 공식 비준하기로 발표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뉴시스

◇기후변화는 미룰 수 없는 과제, 글로벌 시장도 이제 ‘친환경’으로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란 오명에도 꼿꼿하던 중국을 움직일 만큼, 기후변화는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시급한 과제가 됐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온도가 2도만 올라도 지구의 생태계가 회복 불능에 이를 것이라 경고해왔다. 지난 2015년 영국기상청은 지구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1도 이상 올랐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속되는 이상기후와 생태계 파괴로 인한 피해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을 덮친 허리케인 어마는 300조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입혔고, 2013년 필리핀을 강타한 하이옌은 무려 80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폭염으로 가축류 400여 만마리, 어패류 600여 만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주범은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인데, 지구의 이산화탄소 수치는 1950년을 기점으로 60년째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기후변화 대응책을 찾고 있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일찍이 에너지 사용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고, 아마존, 소니, 어도비 등 IT 기업들도 친환경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전 세계 자금도 친환경 에너지 산업으로 돌아섰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지수는 2년 전 석탄, 석유, 천연가스 관련 기업을 퇴출한 뒤 테슬라(Tesla), 베스타스(Vestas) 등 친환경 기업을 추가했고, 세계은행(WB)은 내년부터 화석 연료 개발을 통한 개발 사업에는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청정개발체제(이하 CDM)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이 개도국에 기술과 자본을 투자해 숲을 조성하거나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등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벌이고, 그 실적만큼 유엔으로부터 탄소배출권(CER)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다. 지난 1월 기준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160개국의 참여로 7791개 사업이 등록돼 있으며, 이중 중국이 3763개 사업으로 약 5억9608만2000t의 이산화탄소 예상 감축량을 확보했다. 중국 내 사업 규모로 약 495조원에 달한다. 세계은행은 2020년엔 전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이 4000조원(약 3조5000억달러) 규모에 이르러 석유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과 함께 개도국에 친환경 에너지 개발… 친환경 블록체인 프로젝트 첫발

최근엔 블록체인·가상화폐 등 기술을 이용해 누구나 CDM 사업에 동참하게 한다는 친환경 프로젝트도 등장했다. 싱가포르 SEED재단(SEED Vault Foundation)을 주축으로 진행 중인 ‘SEED 프로젝트(SEED project)’다. SEED 프로젝트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태양광 발전소, 쓰레기 소각 열병합 발전소 건설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비용의 20%가량을 일반인이나 기업 투자자가 가상화폐인 ‘시드(SEED)’로 투자해 수익(프로젝트 평균 수익 6~12%)을 얻는 구조다.

SEED 프로젝트는 내년 첫 프로젝트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55층 규모의 친환경 주상복합 건물인 ‘SEED 인터내셔널 센터’의 착공을 앞두고 있다. 전기자동차가 멈췄다가 다시 움직일 때 발생하는 열을 배터리에 재충전해 활용하는 ‘에너지 하비스트(Energy harvest)’를 포함해 지열·태양광 발전, 빗물 재활용 등 총 7가지 친환경 기술을 활용하는 건축물이다. 삼우설계, 한미글로벌, 한화투자증권 등 국내 기업도 SEED 프로젝트와 MOU를 맺고 파트너사로 함께한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위안 웨이송(Yuan Wei Song) SEED재단 대표는 “해외 각지에서 스마트 시티 설계 업무를 맡다가 인도의 쓰레기 산, 몰디브의 해양 파괴 문제 등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SEED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웨이송 대표는 도시개발 사업에 특화된 중국 금융사 ‘번드홀딩스 그룹(Bund holdings group)’ 출신으로, 현재 중국 훙젠장(紅肩章·4억5000만명의 유소년이 가입한 보이스카우트 성격의 단체)의 기술 총괄(CTO)도 겸하고 있다. 웨이송 대표는 “아직도 많은 이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모르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 모른다”면서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전 세계 시민 누구나 친환경 사업에 손쉽게 참여함으로써 탄소 배출 저감에 직접 동참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롯데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제 2회 SEED Eco Campaign 서울 밋업(Meet-up)’ 행사에는 약 400명의 파트너기업과 ‘프리파머(pre-farmer·초기 투자자)’들이 참석했다. ⓒSEED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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