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농어촌 놀이터 사업’이 한국공간디자인단체총연합회가 주는 ‘따뜻한 공간상’을 지난 6일 수상했다. 농어촌 놀이터 사업은 방과 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농어촌 아동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놀 수 있도록 놀이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따뜻한 공간상은 공간이 만들어진 과정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따뜻한 경험을 쌓도록 돕는 곳을 찾아 주는 상으로 2년에 한번 시상한다. 이날 저녁 시상식에서 오영근 심사위원장은 “휴머니즘이 살아 있는 공간을 찾아내고 격려하는 것이 이 상의 취지”라며 “심사위원 10명이 만장일치로 농어촌 놀이터 사업을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2015년부터 농어촌 지역에 마련한 놀이공간 7곳 가운데 전북 완주 ‘신기방기’와 경북 영덕 ‘지품팡팡’이 농어촌 놀이터 사업의 대표적인 따뜻한 공간으로 이날 수상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벌이는 농어촌 놀이터 사업은 설계부터 지역 주민과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놀이공간의 이름은 아이들이 정하고 아동운영위원회를 꾸려 이후 운영에도 아이들이 주체로 참여한다. 놀이공간 운영 시간 동안에는 지역 사회에서 뽑힌 선생님이 아이들을 돌본다. 아이들의 뜻에 따라 찰흙 빚기, 영화 만들기, 사진 찍기 등 ‘문화 체험 활동’도 할 수 있다.
경북 영덕 지품면에서 지난해 7월 문을 연 ‘지품팡팡’은 내부에 방방이(트램플린)를 설치했다. 설계 전 두 차례에 걸친 워크숍에서 지품면 아동 33명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그림 등으로 발표하고 의견을 나눴다. 또 설계팀은 이 지역 아이들의 하루 일과, 평소 놀이, 주변 놀 수 있는 공간 등 놀이 환경에 대한 조사도 펼쳤다. 조사 결과, 지품면에는 학교 이외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었다. ‘지품팡팡’을 설계한 고석홍 소수 건축사무소 건축사는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놀이시설이 방방이였고 계절이나 외부 환경에 관계 없이 쓸 수 있도록 내부로 넣었다”고 말했다. ‘지품팡팡’은 지품면에 있는 방방이를 타는 소리를 담은 의성어로 아이들이 직접 지은 것이다. ‘지품팡팡’에 다니는 김나영(10)양은 “방방이를 타고 간식도 줘 기분이 좋다”며 “회의도 하고 선생님하고 친구들하고 루미큐브(보드게임)도 해서 재미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