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과학자들이 재능기부로 만드는 특별한 강연

2010년 정재승 교수의 아이디어로 시작, 올해로 8회째 맞아

저와 함께 ‘강연 기부’ 해주실 과학자 없으신가요?

지난 2010년, 유명 뇌 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개인 SNS에 글 하나를 올렸다. 지방 강연 후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떠오른 한 아이디어 때문이었다. ‘과학자, 공학자, 과학작가 등이 한날 한시에 전국에서 재능기부로 강연을 하면 어떨까? 우연히 강연을 들은 한 아이가 미래 과학자가 된다면?’ 그는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다. 전국의 지방 중소도시 청소년을 위한 무료 과학 강연회 ‘10월의 하늘’이 탄생한 배경이다.

‘10월의 하늘’은 과학 강연을 접하기 힘든 청소년들이 과학에 대해 꿈을 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강연이다. 10월의 하늘이라는 이름도 탄광촌 소년이 로켓 과학자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옥토버 스카이(October Sky)’에서 따왔다. 10월의 하늘 준비모임의 주최로, 2010년부터 매년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전국 30여개 도서관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강사로 서고, 후원 없이 강연자 및 행사 진행자 전원의 자발적인 재능 기부로만 꾸려진다.

지난 2015년, 10월의 하늘 강연 중인 정재승 교수 ⓒ10월의 하늘

‘피카츄가 뚱뚱한 이유’, ‘티라노사우르스는 털복숭이일까 아닐까’. 과학과 기술을 위주로,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재미와 꿈을 심어줄 수 있는 강연 주제들이 매회마다 청소년들을 맞이한다. 인공지능, 뇌, 천문학, 고생물학 등 거의 모든 과학영역을 다루지만, 전문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과학에 대한 이야기라면 누구든 강연자로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 실제 음악가, 소설가, 화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강연자로 참여한 바 있다.

강연자 뿐 아니라 행사 준비 및 진행자로도 많은 이들이 재능을 기부한다. 전국의 각기 다른 연령, 직업,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한 뜻으로 모일 수 있는 창구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행사 준비 및 참여, 주의사항 안내 등 모든 과정을 10월의 하늘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올해도 행사 주제가홍보 포스터 및 영상 제작 등에 약 16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며, 오리엔테이션도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진행됐다. 

지난 2015년 ‘10월의 하늘’ 강연자들과 진행자들의 모습 ⓒ10월의 하늘

8회째를 맞는 올해도 어김없이 10월의 하늘은 열린다. 오는 28일(토), 전국 32개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정재승 박사를 비롯해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등 과학, 기술관련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청소년들과 만난다. 정재승 교수는 “지식을 나누는 일은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며 “누구나 세상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갖고 있으며 나눌수록 커진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매년 참여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양의 한 도서관에서 ‘뇌 공학으로 바라보는 인간의 미래는?’ 이라는 주제로 강단에 설 예정이다.

10월의 하늘의 주요 강연은 페이스북 라이브로도 방송되며, 강연 중 일부가 책으로 출간되고 인세 전액이 행사를 위해 다시 쓰여진다. 자세한 정보는 10월의 하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0월의 하늘의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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