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공장’을 아시나요?
강아지 공장은 상업적 목적으로 강아지들을 사육하고 강제 임신·출산을 하게하는 번식장을 말합니다. 지난 2016년 5월, SBS TV동물농장에 방영(☞5월 15일자 방송)된 강아지 공장의 실태는 온 국민을 경악에 빠뜨렸습니다. 반복되는 강제적 임신과 출산, 번식장 직원이 아무렇게나 시행하는 제왕절개 수술까지…. 강아지들은 자궁종양, 유선종양 등 생식기계 질병은 물론, 불결한 환경에서 녹내장, 홍역 등 각종 질병을 앓았습니다. 당장 구조하지 않으면 더이상 희망을 품을 수 없는 상황. 동물자유연대는 이곳에서 와와와 키키 등 네 마리 강아지를 구했습니다.
2015년 11월에도 동물자유연대는 수많은 생명을 살렸습니다. 경기 남양주의 한 불법 번식장에서 무려 77마리에 달하는 강아지들을 구출한 것입니다. 이곳의 상황은 더욱 처참했습니다. 대부분의 강아지들이 중성화 수술도 받지 않은데다, 발정유도제를 이용한 끝없는 임신과 출산으로 아이들의 몸은 남아나질 않았습니다. 발바닥 염증, 골절염 등을 앓는 아이도 수두룩했습니다. 배변처리를 쉽게 하기 위해 지지발판도 없는 좁은 철장(일명 ‘뜬장’)에서 지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법적인 시술과 사육이 가능했던 이유는 뭘까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강아지 번식장(동물생산업) 영업은 ‘신고제’ 였습니다. 누구든 일정 시설과 조건만 갖춰 영업신고를 하면 번식장을 열 수 있는 것이죠. 때문에 열악한 시설과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들도 제대로 관리·감독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번식장이 은밀히 운영되는 곳까지 포함하면 국내에만 3만 곳에 달한다고도 합니다. 다행히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신고제가 ‘허가제’로 바뀌었지만, 지금의 현실이 과연 얼마나 달라질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지상 지옥 같은 번식장에서 구출된 80여 마리 강아지들은 동물자유연대가 운영하는 ‘반려동물복지센터’로 보내졌습니다. 좁고 답답한 철장에 갇혀 땅도 제대로 밟아본 적 없던 강아지들이 이곳에서 안정을 취하며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현재 센터에 머무는 동물들의 수는 258마리. 2015년 77마리 강아지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일찍이 수용가능치(200마리)를 훨씬 넘긴 상태였습니다.
센터의 강아지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새로운 견사가 필요했습니다. 이들이 상처를 딛고 새로운 가족의 품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입양 캠페인도 진행해야 했습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2016년 5월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약 6개월간 3000만원이란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강아지 공장을 낱낱이 고발한 TV 동물농장 덕에, 네티즌들의 관심과 지지는 뜨거웠습니다.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회원가입도 크게 늘었습니다.
모인 후원금으로 반려동물복지센터에는 현재 신관(2관)이 지어졌습니다. 공사가 마무리 된 7월부터는 이제 중대형견뿐 아니라 소형견들도 작은 운동장이 딸린 견사에서 지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곳에서 강아지들은 예전과는 180도 달라진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낮에는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주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 난방 시설을 갖춘 4평짜리 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안락하게 지냅니다. 센터 내에 동물병원이 있어 아플 때는 곧바로 진료도 받습니다. 돌봐주는 간사님과 매일 운동장을 산책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당시 강아지 공장에서 구출된 강아지들의 근황, 궁금하시죠? 80마리 중 대부분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답니다. 불법 제왕절개 수술 직후 구조된 치와와 ‘와와’, 뒷다리가 모두 안쪽으로 휜 장애를 갖고도 강제 임신을 당했던 ‘차차’, 영양실조로 몸이 바짝 말랐던 아프간하운드 ‘신디’도 행복한 가정을 찾았습니다. 특히 와와는 연예인 이의정씨의 반려견이 되었습니다.(☞영상) 그 외에도 아픈 과거 탓에 겁도 많고 소심해진 강아지들에게 먼저 손 내밀어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현재 아직 입양을 가지 못한 20여 마리는 센터에 남았습니다. 오랜 번식장 생활로 미처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당시 구조된 강아지들 외에도, 학대를 받거나 유기돼 갈 곳을 잃은 강아지, 고양이들이 이곳에 머물고 있지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론 새로운 가족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만반의 준비와 각오, 사랑을 갖춘 가족이 필요합니다. 귀한 생명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