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비영리 리더 스쿨, 홈커밍데이 개최

더나은미래·동그라미재단 ‘비영리 리더 스쿨’ 홈커밍데이

1기부터 4기까지 함께한 비영리리더스쿨 동문들의 단체 사진. ⓒ더나은미래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동그라미재단에서 열린 ‘비영리 리더 스쿨’ 홈 커밍 데이(home coming day) 현장. 이들은 모두 비영리 리더 스쿨을 수료했거나 현재 수강 중인 동문들. 3년 전 졸업한 1기부터 현재 수강생인 4기까지 약 50여명의 비영리 실무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비영리 리더 스쿨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동그라미재단이 함께 비영리 분야 중간관리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수강생들은 총 12주 동안 영리와 비영리를 아우르는 전문가들의 강의와 워크숍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화한다. 지난 2014년 9월 비영리 리더 스쿨 1기를 시작으로 1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 진행 중인 4기도 올 7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날 행사는 동그라미재단 출연자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교수와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의 인사말씀으로 포문을 열었다. 김미경 교수는 “비영리 리더 스쿨이 이렇게 좋은 날을 맞이하게 되신 것을 축하한다”며 “오늘(홈 커밍 데이)만남이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은 “비영리적인 방식을 고수한 예전과 달리, 지금의 사회혁신 트렌드는 비즈니스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수강생 여러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4년째 개선을 거친 교육 프로그램들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 시작에 앞서 축사 중인 김미경 출연자 ⓒ박혜연 기자

특별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급변하는 기업 사회공헌 및 전반적 동향에 대응, 비영리 리더 스쿨 동문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특강도 열렸다. 첫번째 강연자는 김민창 소셜벤처 도너스 사업부 이사였다.

김민창 이사는 ‘후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홍보·모금에 마케팅 테크놀로지(marketing technology)를 활용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마케팅 테크놀로지란 기존 마케팅의 개념에 기술 솔루션을 도입, 소비자의 행동을 분석해 효과적 전략을 세우는 일련의 서비스 및 회사를 일컫는다. 이것을 비영리 섹터로 가져온 것이 그가 이사로 있는 도너스다. 도너스는 모금 관리·평가 솔루션으로, 후원자 관리부터 온라인 후원 결제 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이사는 ‘커뮤니케이션 경로 분석으로 후원 전환율 개선하기’, ‘기부 동기 분석으로 후원 전환율 높은 컨텐츠 발굴해 확산하기’, ‘이탈률 분석해 장기적인 후원 유도하기’ 등 도너스 솔루션을 이용한 다양한 후원자 커뮤니케이션 개선 사례를 소개했다.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GA)의 Utm 코드(웹사이트 주소 뒤에 붙어 GA에 해당 링크의 정보를 전송하는 코드)등을 활용, 자체적으로 콘텐츠 소비자의 행동 양식을 분석하는 법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강연 중인 김민창 소셜벤처 도너스 사업부 이사 ⓒ더나은미래

그는 “마케팅에서 ‘원 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형태·방식으로 배포해 부가가치를 키우는 것)’를 말하는데, ‘멀티유즈’에도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전화, 대면, 페이스북 광고 등 각 미디어의 위치를 살피고 전체적인 경로의 관점에서 후원자 커뮤니케이션을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후원자의 후원 경로는 다양한데, 빠르게 가는 경로는 생각보다 안 중요했다”며 “불필요한 단계는 줄여야하겠지만 설득을 위한 가장 중요한 페이지로 모든 트래픽을 모아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했다. 

온라인 후원 결제창 간편화, 수집된 후원자 정보를 이용한 마케팅 자동화 등을 통해 약정자를 장기후원자로 전환하는 대목에서 특히 참가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김 이사는 “정기후원 전 단계인 리드(기관 및 단체의 소식은 받고 있지만 정기 후원은 하지 않는 것) 단계에서 후원자로 전환하는 데에 특히 많은 노력이 든다”며 “후원자의 행동에 대해 반응하는 트리거(trigger)를 설정해두고, 개인화된 특정 콘텐츠가 자동으로 배포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에 열중하는 참가자들 ⓒ더나은미래

두번째 특강 시간엔 김병기 아이들과 미래 경영전략실 실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병기 실장은 ‘사회공헌의 최근 동향 및 NGO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새 정부 들어 정부(제1섹터)와 기업(제2섹터)이 취하는 태도와 이에 대한 제3섹터의 대응방안, 제4섹터와의 협업의 필요성을 논했다. 지난 10여년간 영리 기업에서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로 일했던 그는 비영리 섹터로 넘어와 한국가이드스타의 운영위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김 실장은 우선 “정부가 변신하기 시작했다”며 1섹터인 정부의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의 이익(public interest)에 대한 수행과 결정을 이제 국가가 하겠다는 의미의 ‘큰 정부’를 지향하는 여러 멘트들이 나왔다”며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17개 시도별로 사회서비스 공단을 만들겠다’며 공단에서 복지사, 보육교사 등을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그 예”라고 말했다. 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하 CSR)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정부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일명 외감법)’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로 개정하면서 여태 재무상태나 사업실적을 공시(示)할 필요가 없었던 유한회사에도 CSR 정보의 공시의무를 지게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강연 중인 김병기 아이들과미래 실장 ⓒ더나은미래

공익법인도 예외는 아니다. 회계감사를 비롯해 공익법인이 공익적 목적에 돈을 제대로 쓰는지 감시·감독하는 ‘시민공익위원회’의 설치나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의 전면 개정, 민법 32조의 개정요구 대두 또한 3섹터가 긴장하고 지켜봐야할 변화다. 김 실장은 “정부가 ‘세금 혜택 받는 NGO들이 똑바로 돈 쓰는지 보겠다. 동시에 다양한 형태의 3섹터들이 나오게 지원하겠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이런 정부로부터의 압박과 더불어 항상 인터넷에 연결된(always connected) 소비자, GRI, IS26000등의 윤리적 기준을 요구하는 거래처로부터의 외부적 압박에도 직면하고 있다.  김병기 실장은 이런 분석을 밑바탕으로 비영리 관계자들에게 대응전략을 제언했다. 아래에 그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김병기 실장이 말하는 제3섹터 대응전략

1. 투명해야 한다 

미국은 990양식(form990)이라고 해서 공시해야 하는 양식과 항목들이 무척 많다. 심지어 이사회나 사무국장 이상 연봉까지 다 공개해야 한다. 근데 우리는 안한다. 앞으로 더 많은 정보공개 요구가 나올 것이다. 특히 국제구호사업을 하는 단체의 경우, 미국 NGO들이 한국에 직접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제 젊은이들은 페이팔(paypal), 페이스북을 통해서 굉장히 쉽게 기부하는데, 미국은 (정보를) 모두 다 보여주니까 거기에 돈 낼 수밖에 없다. 어차피 국제구호할 거라면 유나이티드 웨이에 낸다는 뜻이다. 젊은이들 1-2만원 내는데 거기에 기부금영수증은 목적이 아니다. 스스로 투명해지지 않으면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2. 기업보다 기업을 더 잘 알아야 한다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다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감독원의 다트(DART, 전자공시시스템)에 계속 들어가서 기업에 대해 다 살펴봐야 한다. 정기공시도 보고, 대주주 바뀐 것, 합병 등을 다 체크해야 한다. 기업 사회공헌은 딱 두 가지다. 기업은 돈 벌면 반드시 문제를 발생시키는데, 그 문제를 없애주는(마이너스 사회공헌)것인지 아니면 사회 공익을 더 증진시키는 것인지(플러스 사회공헌)를 파악한 후 맞는 사업을 제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기업의 사회공헌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

3.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파트너가 돼야 한다

그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을 아웃소싱 받는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라. ‘이 회사의 사회공헌 전략은 우리가 다 만든다’라는 자세로, 그들의 전략에 참여하고 비전에 동참하면 락인(lock in)이 된다. 그럼 파트너십을 끊을 수가 없다.  오랫동안 만들어온 관계를 다른 재단이 다시 만들기가 너무 힘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오른손은 지금 하는 사업을 잘 유지하면서도, 왼손으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4. 동맹을 맺어라

비영리 섹터에서 어떤 특정 캠페인, 사회공헌사업을 재단 둘이 함께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일반 기업에 비해 더 사람을 생각하고, 네트워킹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실제 사업에서 그렇게 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우리가 가지지 못한 역량에 대해서는 함께 해서 큰 캠페인을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