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월)

[Recipe & Good] 다문화 요리 레시피①―베트남 ‘짜조’, 이렇게 만들어요

다울림 강사들이 소개하는 다문화 요리 레시피

1탄―베트남 ‘짜조’

 

‘다문화요리강사’ 원지연 입니다.

원지연 선생님 ⓒ최서윤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서 온 원지연입니다. 저는 2004년에 한국으로 와 결혼을 했어요. 아이를 낳고 나서는 한국어 공부도 하고, 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2년 정도 한국어 멘토링 강사로도 일했죠. 다울림에는 2013년에 들어와서 3년째 다문화요리강사로 일하고 있어요. 중국에서 온 주채홍쌤이 제 동기예요. 저는 다울림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많이 밝아졌어요. 일을 하기 전보다 당당하고 씩씩해졌고, 한국어 수준도 높아졌죠. ‘돈’도 벌고 ‘자신감’도 생기니 너무 좋아요.

‘바삭바삭’ 아이들이 좋아하는 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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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베트남의 대표 음식, ‘짜조’를 만들어 볼 거예요. 베트남에서 짜조는 특별한 날 먹어요. 제사나 결혼식, 마을잔치 등이 있는 날이면 한 집에 10명씩, 어쩔 때는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서 몇 시간씩 짜조를 만들죠. 간식 같기도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어엿한 한 끼 식사로 먹어요. 보통 짜조에는 분보싸오(베트남식 비빔국수)나 샐러드를 함께 곁들여 먹습니다.

다울림에서 요리수업을 할 때도 짜조나 월남쌈을 많이 해요.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음식이기도 하고, 바삭바삭한 식감 때문에 감자나 버섯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맛있게 잘 먹거든요. 쌀국수, 월남쌈은 잘 안 먹어도 짜조만은 맛있게 먹죠. 따라하기도 쉽고요. 사실 짜조의 원래 이름은 ‘짜여’인 것 아세요? 처음에는 한국 사람들이 ‘짜조’라고 불러서 못 알아듣기도 했어요.

원지연 선생님의 짜조 레시피

 

준비물(4인 기준): 다진 돼지고기 한 근, 생새우 10마리(큰 것), 양파 1/2개(작으면 1개), 표고버섯 1개(작으면 2개), 감자(또는 당근), 계란 1알, 불린 쌀국수면 한주먹 , 춘권피 또는 월남쌈 라이스페이퍼, 밀가루, 식용유, 소금, 간장, 후추, 케찹(또는 월남쌈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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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돼지고기, 새우, 양파, 버섯, 감자, 불린 쌀국수면을 잘게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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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짜조에는 새우를 넣어요. 새우를 넣으면 단맛이 나죠. 새우를 안 넣으면 그냥 고기만두 같은 맛이 납니다. 새우 대신 오징어를 넣기도 하는데, 저는 맛이 별로더라고요. 표고버섯 대신에 목이버섯을 써도 돼요. 베트남에서는 보통 목이버섯을 많이 넣어요.

모든 재료는 짜조 속에 들어갈 거예요. 잘게 다져줘요. 요리 수업 때는 재료를 길게 슬라이스해서 나눠주면 플라스틱 칼로 직접 다 다져요. 소꿉놀이 하는 것 같아서 재밌어 해요. 불린 쌀국수면은 1cm 정도로 잘게 다져주면 돼요. 쌀국수면은 고기만 넣으면 뻑뻑해질 수 있기 때문에 넣어요. 식감이 바삭바삭 좋아져요.

2. 재료를 한데 모아서 계란 1개를 넣은 뒤 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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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들 위에 간장은 작은 수저로 4스푼 넣은 후, 후추와 소금을 전체적으로 두 바퀴 정도 흩뿌린다.

베트남은 해산물이 풍부해요. 바다도 있고, 한강보다 훨씬 큰 강도 있어서 새우도 많이 나고 가재 등도 많죠. 제가 살던 호치민 시(市)의 ‘건터’라는 곳에도 수산시장이 근처에 있어서 자주 갔었어요. 베트남에서는 냉동된 재료는 잘 사용하지 않고, 전부 살아있는 해산물만으로 요리했어요. 그래서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얼린 고기나 생선을 잘 못 먹기도 했답니다.

3. 다 섞어서 짜조 속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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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밀가루 한 숟갈에 물을 적당히 넣어 밀가루 풀을 만들어둔다.

5. 춘권피를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펼쳐 두고, 짜조 속을 큰 수저 1개만큼 넣어 접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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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넣은 짜조를 편지봉투 접듯이 접고, 끝부분에는 만들어둔 밀가루 풀을 발라 붙인다.

춘권피는 중국 식료품점이 아니면 마트에서 잘 구하기 힘드니까, 라이스페이퍼를 사용해도 돼요. 근데 라이스페이퍼는 얇아서 쉽게 타버리고, 만들 때도 어려워서 이왕이면 춘권피가 좋아요. 춘권피를 썼을 때가 더 바삭바삭해서 맛있기도 하고요.

7. 튀김용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냄비 밑바닥이 잠길 정도로 넣고 달궈준다.

라이스페이퍼로 만들었을 때는 기름을 조금만 넣어줘도 된다.

8. 기름이 어느 정도 달궈지면, 짜조에 기름이 찰랑 잠길 정도로 넣어 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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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표면의 색깔이 노릇노릇한 갈색이 되면 건져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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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요리 수업을 할 때는, 불을 사용하거나 위험할 수 있는 조리 과정은 제가 대신 해줘요. 기름이 튀어서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9. 케찹이나 월남쌈 소스 등에 곁들여 먹는다.

아이들은 잘라서 케찹에 찍어 먹게 하고, 어른들은 칠리 소스나 월남쌈 소스에 찍어먹으면 된다.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집에서 꼭 한 번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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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끝나고 해맑게 웃는 원지연 강사

※공간 협조 : 하나다문화센터 다린

※일러스트 재능기부 : 최서윤 (국민대 의류디자인학과)

 

Recipe & Good이란?
더나은미래와 다울림 프로젝트가 월 2회 다문화 요리와 그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다울림의 이주여성 강사들이 직접 소개하는 전세계 다채로운 요리들, 각각 레시피 속에 녹아있는 강사들의 특별한 스토리도 엿볼 수 있습니다. 레시피 앤 굿 다음 요리는 일본 이쿠코 선생님이 소개하는 일본의 ‘지라시스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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