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아동 보호 정책, 이번엔 달라질까

대선 후보 5人, 아동학대 공약

 

지난 18일, 주요 대선 후보 5인의 ‘10대 공약‘이 공개됐다. 굵직한 정책들 사이에서 아동 보호 정책은 보이지 않았다. ‘아동학대’란 단어는 15명 후보 전체 공약을 통틀어 단 한 번 언급됐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와 함께 후보 5인의 아동학대 공약을 들여다봤다. 각 후보 캠프로부터 각각 취합한 공약은 ▲아동학대 예방 및 조기 발견 강화 ▲아동학대 신속 대응 체계 구축 ▲대국민 인식 개선 등 3가지로 분류했다.

우선 아동학대 예방 및 조기 발견 강화 부문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아동 가정을 방문, 지원’하는 가정방문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실시 중인 제도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아동 관련 기관들의 신고 의무 확대를,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보육시설 내 관리 감독 강화를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출생 아동에 대한 공적 보호 체계로 아동 유기를 막겠다고 밝혔다.

 

후보공약
각 대선 후보 캠프에서 제출한 아동학대 대책 공약. 위 사진은 지난 19일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 장면. ⓒ조선일보 DB

아동학대 신속 대응 체계 구축과 관련, 후보 대부분은 아동보호시설 확충을 내세웠다. 다만 공약에 구체적인 목표 기한이나 시설 수 등의 언급이 없었다. 그나마 유 후보가 ‘학대피해아동쉼터를 5년 내 100여 곳 이상 확대하겠다’며 목표치를 세웠다. 다양성 측면에서는 심 후보의 공약이 눈에 띄었다. 심 후보는 ‘시군구 아동학대전담부서 설치’, ‘학대행위자 치료, 교육 의무화’ 등 학대 행위자와 피해 아동 및 가족, 기관 관계자 등을 아우르는 정책을 내걸었다.

대국민 인식 개선 공약을 살펴보니, 문 후보는 보육교사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유 후보는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대상 교육을 약속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부문의 아동학대 예방교육 의무화와 공익광고 실시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안 후보는 아동 대상 성폭력 및 음란물에 대한 대처로 국민 인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는 공약에 대해 “일부는 이미 시행되고 있거나 정부 종합대책에서 다룬 계획”이라며 “각 후보의 아동학대 현황에 대한 파악과 구체적인 전략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고 총평했다. 연구소는 “아동 정책임에도 피해 아동의 치료 및 회복에 대한 부분이 간과돼 있다”며 “치료와 가족 기능의 회복을 통해 재학대를 예방하는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공약들이 조기 발견이나 사후 대처 방안 위주”라며 “사전 예방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국내 아동학대의 80% 이상이 부모에 의해 행해진다는 점에서 ‘가족 기능 강화’와 ‘아동 인권에 대한 전 사회적 인식 강화’가 이뤄져야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동권리연구소는 ▲아동학대 대응 전담 조직 구성 ▲아동 보호 서비스 강화(가해자 개입, 피해 아동 후유증 감소, 가족 기능 강화 등) ▲현장 인프라 확충(아동보호전문기관 2배 증설)등 세가지를 차기 정부에 제언했다. 연구소는 “우리나라 아동보호전문기관 1개소당 평균 4개 이상 시·군·구를 관할하고, 상담원 1인당 평균 54개 사례를 담당한다”며 “아동학대에 누수 없이 대응하기 위해 현장에 충분한 인력과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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